너와 함께한 시간 - 마지막 드래곤 에린의 모험 책 읽는 샤미 10
남세오 지음, 김찬호 그림 / 이지북 / 202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판타지를 즐깁니다. 판타지에 담긴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신화적 요소, 예상하기 힘든 전개 그리고 교훈들은 판타지의 매력을 담아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판타지가 계속 매력적일 수 있는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가져온 꿈과 희망을 여전히 자극하기 때문 아닐까요? 또다른 세계와 또다른 존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그려지는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상상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간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이 책에는 에린이라는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한 드래곤이 등장합니다. 드래곤은 생물이라고 하기엔 자연 상태에서 필적할만한 적수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연의 법칙에 가까운 존재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강력한 힘도 가지고 있죠.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도 있고 불을 뿜어서 적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인간은 수명이 매우 짧고, 자연 상태에서는 연약합니다. 드래곤들은 그런 인간들을 관심 밖의 존재 정도로 여기며 세상의 진정한 지배자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드래곤인 에린은 에른켈 왕국의 국왕이 된 10살 남짓의 이도를 만나게 됩니다. 에른켈 왕국은 이웃 나라 차모르의 침략을 받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에린은 인간사에 개입하여 위기에 처한 이도를 구출해내고 결국 차모르를 물리치게 합니다. 그 과정에서 에린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배워가게 되죠.



"인간은 드래곤보다 약하지만 드래곤보다 용감할 수는 있다고."


"인간은 어차피 죽어, 고작해야 백 년을 살지. 영원히 살 수 있는 드래곤과는 달라. 그러니 인간은 자신이 죽은 이후의 세상도 고민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하셨어. 어떻게 사느냐만큼이나 이떻게 죽느냐도 중요하다고."


인간의 신체와 문화와 감정을 가지지 않은 드래곤이 이해하기엔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에린은 자신의 위험을 무릎쓰고 친구를 구할 수 있는 힘, 인간이 가진 용기, 우정과 사랑을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단독자로 살아가는 드래곤은 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을 말이죠.

 

시간은 그 사이 수백년이 흘러 이도는 죽고 드래곤인 에린은 여전히 살아서 이도와 닮은 처지의 유진이라는 아이를 만납니다. 그리고 유진을 통해서 다시 인간이라는 존재를 배워나가죠. 그리고 인간의 거의 유일한 강점, 책을 통해 지식을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하며 인간의 문명은 강력해 집니다. 드래곤들이 만만하게 보던 약한 존재가 더이상 아니었습니다. 인간은 최첨단의 기술로 드래곤의 공격 능력보다 뛰어난 전투기를 만들고 핵무기까지 개발하여 드래곤과 이웃 인간 사회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전쟁을 막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전쟁이 일어납니다. 그 과정에서 에린은 유진을 구하지만 나머지 거의 모든 생명체는 전쟁으로 인해 희생되고 사라집니다.



"그럼 차라리 미사일을 더 막으려 애썼어야죠. 나 하나 구해서 뭘 어쩌겠다고 여길 왔어요?"



"한 사람을 구할 수 없으면 세상도 구할 수 없는 거니까..."



지혜로운 황금 드래곤 에린은 인간이 품고 있는 고귀한 가치를 깨닫고 그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는 존재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핵전쟁의 절망 끝에 다시 맞이할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드래곤으로 유진과 함께 날아오르죠.

 

이 책은 10살 이상의 아이들을 위해 쓰여졌습니다. 주인공들도 해당 독자들과 비슷한 연령대로 설정되어서 더욱 친밀감있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인간과 드래곤의 갈등을 중심주제로 끌고 나가는 스토리가 흥미로웠습니다. 단지 과거의 중세 시대 만을 배경으로 하지 않고 현대와 미래의 사회에도 살아남아 갈등하며 성장하는 드래곤과 인간의 관계는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그림은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생생함을 더해줘서 한층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에는 인간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 환경파괴와 핵전쟁의 위험, 인간이 지향해야할 가치에 대한 의미있는 이야기들도 담겨 있습니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자라야 할 지 스스로 질문해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지요. 판타지 문학의 재미, 꿈과 상상력, 그리고 인간과 인간 문명에 대한 물음의 기회를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원하신다면 마지막 드래곤 에린의 모험에 초대하시는 건 어떨까요?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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