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수집가 I LOVE 그림책
크빈트 부흐홀츠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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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이야기는 막스 아저씨가 '하펜슈트라세'라는 섬의 한 주택으로 이사 오면서 펼쳐집니다. 막스 아저씨는 화가입니다. 떠돌이 화가로서 이곳 저곳을 여행하며 지신의 경험을 그림으로 남깁니다. 막스 아저씨는 또한 화자의 바이올린 연주를 즐겨 듣습니다. 작중 화자는 어린아이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막스 아저씨에게 만은 언제나 멋진 연주를 해내는 '예술가 선생님'으로 불렸죠. 어린 예술가는 막스 아저씨의 화실에서 그렇게 놀기도 하면서 아저씨가 떠나는 순간까지 우정을 쌓아 나갑니다.



이 책은 40~50 페이지 정도의 A4 사이즈 그림책입니다. 평범하면서 잔잔한 스토리에 더해 쓸쓸하기도 하고 몽환적이기도 한 그림들이 실려 있습니다. 막스 아저씨가 오가던 부둣가, 그 곳에서 늘 있는 바다와 하늘, 갈매기, 처음에는 가려두었다가 마침내 공개했던 아저씨의 그림들, 이 연속적이면서 독특한 그림들은 아저씨의 여행과 관련 깊습니다.



사실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 모를 듯한 독특한 여행이야기, 아저씨는 많은 여행중 캐나다에서 눈코끼리들을 보았다고 합니다. 눈코끼리는 무엇일까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몽환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그런 여행 속에서 순간을 포착하려 했던 막스 아저씨, 그리고 순간 순간에 대한 기록의 흔적, 그림들.



아마도 막스 아저씨가 추구했던 것은 그림을 그려내는 예술성과 '길'이었을 겁니다. 아저씨는 수수끼 같은 말을 건냅니다.


"우리 눈엔 안 보이지만, 어떤 그림이든지 그 그림에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는 길이 하나씩 있는 법이란다."


"화가는 그 길을 꼭 찾아 내야 해.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림을 너무 일찍 보여 주면 안돼. 찾았다 싶은 길을 다시 잃어버릴 수도 있거든."



저에겐 이 길이 삶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떤 형태로든 살아가야 하는 길이 있고, 저의 삶에 대한 그 길을 꼭 찾아가야만 하니까요. 너무 일찍 누군가에게 그 길을 보여 주면 어떤 이유에서든, 길을 잃고 다시 처음부터 헤매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럴지라도 오롯이 저만의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하지만요. 이 삶에서 한번씩 마주치는 독특하고 특이한 존재들, 경험들, 그리고 낯선 세계와 이웃은 막스 아저씨의 그림 속 존재들 같습니다. 실은 삶을 해석해가는 사람의 마음을 반영한 세계겠지요.



"예술가 선생님, 선생님의 바이올린 선율은 언제나 내 그림 속에 있다는 거 알고 있나요?"


우리의 삶은 누군가의 삶에 흔적을 남깁니다. 저는 어떤 선율을 누군가에게 선물했을지, 그리고 선물해야할지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의 이야기 배경이 바다여서 그런지 잔잔하고 평온하고 몽환적인 감정을 계속 자극합니다. 실은 우리가 삶이라는 여행 속에서 순간 순간을 포착하고 스케치해가야하는 존재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잔잔한 위안과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책입니다. 한번 보고 다시 보고 또 한번 눈길이 아름다운 그림들을 찾아가는 걸 어쩔 수 없네요.


- 이 서평은 서평단 참여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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