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 안 보이는 CEO와 안 들리는 직원들이 있다.

편견 있는 이 사회에서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겪었을지 안들어도 어느정도는 예상이 된다.

사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특별한 시선을 받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그들의 재능과 능력을 제대로 인정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아닐까.

거대한 자본력으로 공장에서 똑같은 상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곳과는 아주 판이하게 다르다. 

한 사람을 위해 치수를 재고 그 사람만을 위해 정성들여 작업하는 것. 그렇게 그들은 고객의 마음을 산다. 

아지오를 만든 유석영님은 실패도 거듭하고 힘든 상황에서 장애인이지만 기술자로 불리길 바라는 직원들과 함께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들은 계산하지 않는다. 묵묵히 일에 몰두할 뿐이다. 

성공을 바라는 마음도 없다. 

나의 일터가 있고 그 곳에서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다는것이 너무 감사하다. 

양질의 상품에 마음까지 담겨있다면 그것이 고급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루 종일 일터에서 시달리는 내 발도 그들에게 맡겨보고 싶다.



#꿈꾸는구둣방 #아지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 왕과 사대부, 그리고 사관마저 지우려 했던 조선 최초의 자유로운 사상가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나 지금이나 정치라면 그것을 하는 사람들 중 과연 몇이나 진정 나라나 조직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할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결국 자기의 안온과 이득을 위함이 최우선이라 다수의 편에 있다면 옳은 소리하는 한 명 정도는 쉽게 처단하거나 궁지로 몰 수 있다. 

윤 휴, 사실 이런 유학자가 조선시대에 있었는지 몰랐다. 총명하기가 율곡 이이 저리가라 하고, 자기의 뜻과 조선이 나아갈 바를 확고히 알고 찬찬히 주장하는데 너무나 설득력 있다. 어린 나이인데도 죽은 아비의 억울함을 조목조목 항변하여 조정이 윤효전의 관작을 회복시켜주게 만든 일화도 있다. 

그의 발자취를 하나 하나 따라갈수록 왜 이런 인물이 이제서야 조명받기 시작하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그 이유는 윤휴가 지은 세 가지 죄 때문이었다.

첫때, 그 당시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주자의 학설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학문세계를 구축하고자 한 죄. 둘째, 서인 당파의 당론이었던 북벌 불가에 져항하며 조선을 동아시아의 맹주로 만드는 부국강병을 도모한죄. 셋째, 사대부 계급의 특권을 타파하고 반상과 남녀의 차별을 넘어선 세상을 실현하려 한 죄. 

이 모든 것이 당시 기득권층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그래서 죽어야 했던 것이다. 그 때부터 그의 이름은 조선 최대의 금기어가 되었다. 

이덕일 작가에게 감사하다.

오랜 연구로 이 책이 세상에 나왔겠지만, 이제라도 그의 인생을 알게 해주고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한 번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줘서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윤휴#금기어가된조선유학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 인생에 처음 찾아온 나이 듦에 관하여
이현수 지음 / 수카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곁에 두어야 할 종합 인생사전과도 같은 책이다. 

저자의 다년간의 연구와 고민, 경험이 느껴지고 무척 설득력 있다. 

5장 운동 편을 읽은 다음 날부터는 아침에 운동화 끈을 묶고 집을 나섰고, 6장 음식 편을 읽은 후 부터 밥상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책 제목을 봤을 때, 어느 심리학자의 여느 책 정도로 생각했고 그런 류의 책들은 그동안 종종 읽어왔기에 큰 기대없이 읽었다. 그런데 책도 잘 읽힐 뿐만 아니라 어디 하나 버릴 내용이 없었다. 

인간은 누구나 늙어가고 죽게된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이고 아름다운 것이다. 늙어가는 것은 속상한 일이 아니고 감춰야 하는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 새삼스럽게 이런 생각들을 시작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몽테뉴가 말했듯이 젊어서부터 죽음을 자주 성찰해야 한다. 

죽음을 성찰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동안 내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고 후회없는 삶을 살아서 인생의 마지막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이 도와준다. 

운동, 음식, 마음관리, 치매예방, 죽음의 준비까지...



#나는나답게나이들기로했다#마음관리#건강관리#죽음성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TV에서 허난설헌의 삶을 짧게 갈무리하는 것을 보았다. 그 전까지는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누이로만 알고 있었는데, 남녀차별 없는 집안에서 책도 보고 글도 쓰며 행복하게 살다가 결혼을 하게 된 후 불행한 일들이 자꾸 겹치고 27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심이 생겨서 그녀에 대한 자료를 더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운 좋게도 이 책을 받게 되었다. 

작가의 문체가 이리도 아름답고 간결할까. 뒤로 갈수록 더욱 크게 와닿는다. 고어들이 많이 쓰여있어 처음에는 다시 읽고 곱씹고 반복했는데, 어느새 그 문체에 젖어들어 속도감이 붙었다. 우리 말이 이리도 아름다웠던가. 새삼스럽다. 

사실 이 작품이 픽션을 가미했기 때문에 소설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몰입도는 더해갔다. 

아이들 재운 뒤, 조용한 밤을 택하여 읽었는데 잠 잘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책을 놓지 못하여, 며칠 간 회사에서 힘들었었다. 

난설헌이 살았던 그 시대가 원망스럽다. 

400년이 훌쩍 넘은 21세기를 살고 있는데도 여자로 태어난 것이 못내 속상할 때가 많은데, 그 때는 어리석은 사람 천지였구나. 

천재 시인의 삶이 그렇게 허망하게 끝날 수 밖에 없는 시대였던 것이다.

작가는 난설헌 초희의 마음을 그녀의 시어만큼이나 아름답고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이야기에 집중하다가도 보석같은 문장이 나오면 작가의 표현력에 감탄을 한다. 

완독 후 책을 다시 펼쳤을 때, 다시 한 번 눈에 담으려고 아름다운 문장들에 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밑줄 친 문장이 한가득이다.

설렘, 분노, 안타까움, 애틋함, 깊은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아우르며 푹 빠져 읽은 탓에 다 읽고도 책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라 아파트 창문의 불빛들이 드문드문 켜져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씩 꺼져가는 걸 보니 초희 아가씨의 애처로운 부용꽃 스물일곱송이가 하나둘 지는 것 같아 가슴이 또 한번 아련하다. 



#난설헌#천재시인#최문희장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 한 번 오면 단골이 되는 고기리막국수의 비결
김윤정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고객을 응대하는 일을 17년째 하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사람을 대하는 상황이 여전히 힘들고 어렵다. 

아침마다 업무가 개시되면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것이다. 내 생각같지 않은건 당연하다. 이해하자. 이해하자...그래도 내 이해력의 최대치를 뛰어넘는 사람이 종종 있다. 

내가 반대의 상황도 되어본다. 내가 고객이 되는 상황 말이다. 병원, 미용실, 마트 등등 일상 중에 겪게 되는 고객되어보기다. 직원이 딱히 불친절하진 않았지만 친절하지 않다는 이유로도 충분히 기분이 나쁘다. 입장차이다. 

종종 너무나 친절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직원도 있다. 그러면 그 사람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꼭 그 가게를 안가도 되는데 거기만 간다. 사람 마음이란 참...

고기리막국수 부부는 국수를 팔겠다는 마음 보다 고객의 마음을 사겠다는 마음이 더 큰 것같다. 위치나 뭐나, 누가봐도 대박 날 가게의 모습은 아닌데 참 이상하다.

한 장, 한 장 읽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는 과연 저런 마음으로 고객을 대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가게 인테리어부터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까지 어느하나 고객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은 점이 없다. 

사실 이 부부는 바닥에서 시작했다. 바닥을 치게 된 사정도 앞 부분에 나오는데, 왠만한 사람이라면 절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을수도 있었을 상황을 극복해 낸다. 회복탄력성이 강한것인지, 사랑의 힘이었던 것인지..어쨌든 이 부부는 욕심부리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조바심 내지 않았다. 진심을 담아 정성껏 하루하루를 보냈을 뿐이었다. 

책 한 권으로 어찌 그들이 보내온 시간들을 속속들이 알 수 있겠냐마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바닥에서 시작해서 대박내기까지의 비결, 돈 잘 버는 비결...이런 이야기가 아니다. 

삶이란 이렇게 일구고 이렇게 사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고기리막국수#작은가게에서진심을배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