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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지도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6년 8월
평점 :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아니, 도대체 어떤 한 장의 지도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상한 지도』는 할머니가 죽기 직전 남긴 고지도에서 시작한다. 지도에 그려진 일곱 마리 요괴, 스산한 폐촌, 사당, 여자의 뒷모습, 어딘가를 향해 돌아선 석탑들이 아주 으스스한 인상을 풍긴다. 게다가 처음에는 그저 기묘한 그림처럼 보였던 요소들은 책을 읽어감에 따라 하나의 단서로 바뀌어 간다.
주인공 구리하라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도가 가리키는 장소를 찾아간다. 마을에 남은 전승과 오래된 기록, 숲에서 불어오는 이상한 바람, 그리고 틈틈히 등장하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여동생이 남긴 수기. “나는 젊은 시절에 사람을 죽였습니다”로 시작하는 할머니의 여동생의 수기는 서늘한 죄책감을 품고 있다. 과연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궁금해서 책을 읽어 나가는데, 손에 땀을 쥐며 읽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 비밀이 밝혀지면 나조차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하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제목만큼 지도를 크게 활용한 책이라는 점이다. 본문을 읽다가 다시 지도를 펼쳐보게 되고, 아무 의미 없어 보였던 표식과 방향도 자꾸 거슬리게 된다. 자칫 평범해 보이는 지도 속에 낯선 위화감을 심어놓는 방식이 독자들에게 큰 스릴감을 선사해준다.
하지만 이 책의 매력은 단순한 지도 하나에만 있지 않다. 지도와 함께 등장하는 다양한 그림, 표식, 메모가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들을 한다. 글로만 설명했다면 지나쳤을 장면들이 이미지로 눈앞에 펼쳐지면서 사건의 윤곽이 훨씬 선명해지는 것만 같다. 또 동시에 그림 속 어딘가 어긋난 부분이나 설명되지 않은 흔적이 눈에 띄게 되면 그때부터는 기묘한 불안감도 생긴다. 독자는 이렇게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들여다보며 직접 이상한 점을 찾아내게 된다.
구리하라의 날카로운 성격과 남몰래 품고 있는 상처, 가족 사이에 쌓인 감정, 오랜 옛날 마을에 남겨진 사람들의 사연들도 사건을 파헤쳐 나갈수록 묘한 긴장감을 준다. 한 장의 수상한 지도로 시작해 오래된 죄와 비밀, 인간의 마음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아무래도 『이상한 지도』는 그저 읽는 책이라기보다 직접 해독해야 하는 이상하고 매혹적인 지도에 가깝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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