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 범죄 실화, 살인자의 얼굴을 읽는 법
박진규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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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실제 범죄를 다룬 책은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많다. 『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도 분명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이 불편한 이유는 잔혹한 사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뉴스에서 멀게만 느꼈던 범죄가 사실은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있고, 범죄자가 특별히 다른, 아주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얼굴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서늘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저자는 수사 전문지 편집장이자 취재기자로, 형사들을 직접 만나 사건의 뒷이야기를 듣는다.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양하면서도 소름끼치는 범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케첩과 마요네즈, 겨잣가루가 흩뿌려진 기괴한 현장에서 아들이 보낸 편지가 사건의 단서가 되기도 하고, 30만 명이 넘는 용의자를 세 명으로 좁혀가는 집요한 수사도 등장한다.

영화같이 멋있다고 생각하다가도, 형사들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영화보다 훨씬 진지하다. 실제 수사는 영화처럼 멋지게 단숨에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 증거를 하나씩 확인하고 감정을 눌러가며 끝까지 의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움직이는 힘은 “나쁜 놈이니까 잡아야죠”, “억울한 사람의 혼을 달래줘야죠” 같은 말에 담긴 정의감이다. 차갑고 합리적인 수사와 뜨거운 마음이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 더더욱 인상 깊었다.

이 책은 살인사건뿐 아니라 불법촬영, 텔레그램 마약 판매처럼 지금 우리의 생활에 스며든 범죄도 다루고 있다. 평범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마약 드로퍼가 된 사례를 읽으며, 범죄가 더 이상 뉴스 속 낯선 세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해버렸다. 하지만 이 책은 범죄의 자극적인 장면을 소비하게 하기보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욕망과 사회제도의 틈새를 생각하게 만들기에 더 의미가 있다. 읽다보면 왠지 세상이 조금 더 무섭게 보이지만, 또 동시에 이면에서 그 어둠을 끝까지 파헤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경외감과 함께 안도감도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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