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
가노 도모코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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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별은 저마다 다른 밝기로 빛나지만, 어느 별도 하늘에서 쓸모없는 존재는 아니다. 가노 도모코의 『하늘 너머 반짝이는 일곱 개의 별』은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다. 일곱 편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인물과 상황을 다루고 있지만, 읽다 보면 그 안을 은하수처럼 흐르는 이야기들은 결국 연결되어 하나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평범한 일상 미스터리가 아닐까 하며 읽었지만, 흩어져 있던 각 이야기의 별들이 최종적으로 하나의 별자리를 이루는 순간, 이 책의 진짜 매력이 빛을 발하며 푹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단편들 속 인물들은 가족과의 거리 때문에 서운해하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상처를 입기도 하며, 남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관계를 회복하려 애쓰고,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한 걸음을 내딛는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감정과 작은 수수께끼를 따라가는 과정들이 인상적이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와 무심코 지나친 행동에도 저마다의 사정이 숨어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도 있지만, 희미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별도 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작고 초라하게 느끼거나, 누군가의 빛에 가려져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이 이야기들은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빛날 필요는 없으며,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그 존재의 가치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전해지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지막 이야기에서 앞서 만났던 인물과 사건들이 새로운 의미로 이어지는 순간, 놀라움과 함께 묘한 뭉클함까지도 밀려온다. 별개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조각들이 사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발견은 사실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 지금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훗날 뜻밖의 의미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하는 느낌이다.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즐거움에 청춘의 싱그러움과 우주를 향한 동경이 더해진 작품이다.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각각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어쩌면 조금은 위로받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다 읽고 나니 처음부터 한번더 읽어보고 싶어진다.

#하늘너머반짝이는일곱개의별 #가노도모코 #내친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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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부동산 ㅣ 기기묘묘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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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지도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건물에 자리한 귀구부동산에서 거래하는 건 바로 집도 땅도 아닌 무려 인간의 몸이다. 인간이 되고 싶은 괴이들에게 인간의 껍데기를 중개한다는 설정부터 정말 기발하고 흥미로웠던 판타지 소설이다.

평생 불운을 달고 살아온 연준은 괴이들의 왕 단야에게 목숨을 구원받고, 자신의 불운을 먹어 치우는 단야와 기묘한 계약을 맺는다. 불운을 간식처럼 먹는 괴이와 불운을 몰고 다니는 인간이라는 둘의 기묘한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도박에 빠진 요괴, 사랑을 흉내 내다 소송에 휘말린 인어, 욕망에 잠식된 흰 여우 등등 인간이 되고 싶었던 괴이들이 막상 인간의 몸을 얻고 나서는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까지 닮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보면은 왠지 우습다가도 또 씁쓸하다. 인간답게 산다는 건 과연 무엇일까? 괴이들의 서툰 인간살이를 보며 오히려 우리 자신의 모습은 어떤지 돌아보게 된다.

미스터리한 사건과 유쾌한 소동 속에서 결국 연준과 단야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를 넘어 조금씩 서로를 지키는 사이가 되어간다. 삶에서 밀려난 인간과 인간 세상에 정착하려는 괴이들이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모습이 참 따뜻하면서도 훈훈하다. 기묘하고 독특한 상상력에 웃다가도 문득 결국 누구에게나 필요한 건 완벽한 삶이 아니라, 나의 부족한 모습까지 받아주어 편히 머물 수 있는 한 켠의 자리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 재밌는 소설이다.

#기기묘묘부동산 #박혜연 #다산책방 #다산북스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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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녀
우샤오러 지음, 정세경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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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의 죽음은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우샤오러의 『그 소녀』는 제자의 죽음을 마주한 교사 우이광이 사건의 진실을 좇는 이야기다.

학교 종이 울린 지 38분 만에 쑤밍쉬안이 몸을 던진다. 우울증을 앓던 학생이 아니라 조용하고 평범했던 아이의 죽음이었다는 사실에 교사 우이광은 혼란스러워한다. 학교는 책임을 피하려 하고, 진실을 찾으려 할수록 그녀 앞에는 알 수 없는 벽이 나타난다. 제자의 삶을 들여다보던 우이광은 어느덧 자신이 열일곱 살에 죽음을 생각했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여정이 결국 자신이 외면해 온 상처를 돌아보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이광은 냉정하고 통제적인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면서도 그 곁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다. 성적과 기대에 짓눌리고, 사랑받기 위해 애쓰면서도 번번이 상처받는 모습이 비춰지며 통증을 남긴다. “미안, 나는 살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라는 말처럼. 어른이 되어 일상을 살아간다고 해서 과거의 상처까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아직 부모는 아니지만, 이상적인 부모의 말과 행동이란 무엇일지 자꾸만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통제하고 몰아붙이지만, 정작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견디는지는 관심이 없는 부모들. “아이나 청소년은 종종 마음이 없는 존재로 묘사되곤 했다”. 별뜻 없이 내뱉은 말도 아이에게는 오래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기에 더 조심해야만 한다. 단지 아이를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모든걸 덮을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 소녀』는 타이완의 교육 현실을 다루지만 성적과 경쟁, 부모의 기대에 짓눌리는 모습은 오늘날 한국의 현실과도 그 결을 같이한다.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느라 정작 아이가 살아가는 오늘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 늦기 전에 아이들의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지 독자들에게 묻고 있는 듯한 책이다. 비극이 일어난 뒤에 허겁지겁 이유를 찾기보다 그 전에 미리 작은 신호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부모라면, 혹은 앞으로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다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그소녀 #우샤오러 #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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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ㅣ 네오 클래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주)열림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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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파티와 호화로운 저택, 그 모든 것을 가진 남자가 끝내 손에 넣지 못한 것은 과거의 사랑이었다는 점이 참 씁쓸한 소설이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부와 성공을 향한 열망,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꿈이 무너진 자리에 남는 쓸쓸함을 담고 있다.

매주 성대한 파티를 여는 개츠비에게는 수많은 사람이 찾아오지만, 정작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바다 건너 데이지의 집에서 빛나는 초록 불빛. 가난했던 시절 사랑했던 데이지와 다시 만나기 위해 막대한 부를 쌓고, 그녀가 있는 곳을 바라보며 살아온 개츠비에게 그 불빛은 단순한 사랑의 표식이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이 꿈꾸던 삶과 되찾고 싶은 시간, 이제는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믿었던 미래까지 모두 그 안에 담겨 있었을 테니까.

“과거를 되풀이할 수 없다고요? 천만에.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어요.”라고 개츠비는 말한다. 지나간 시간은 이미 흘러갔고 사람도 변했지만, 그는 자신이 충분히 노력한다면 모든 것을 예전으로 돌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순수할 만큼 강렬한 믿음이 한편으로는 대단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그가 사랑한 것은 데이지였을까, 아니면 데이지와 함께했던 시절과 그때 꿈꾸었던 자신의 모습이었을까? 어쩌면 둘을 구분하지 못했기에 그토록 필사적으로 달려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개츠비의 비극은 사랑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누구나 성공을 꿈꿀 수 있지만, 돈을 얻었다고 해서 태생부터 다른 세계의 경계까지 허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 소설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파티 뒤에 감춰진 공허와 부를 가졌음에도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메리칸드림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꿈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순간, 정작 그 꿈은 이미 자신을 지나쳐 버렸다는 사실이 더욱 씁쓸하다.

원래부터도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이지만, 이번에 다시 만난 개츠비는 바로 새로 출간된 네오클래식 시리즈의 양장본이다. 오래도록 사랑받아 온 명작을 이렇게 애정하는 시리즈로 다시 만나서 소장할 수 있게 되어 참 반가웠다. 같은 책이라도 여러번 읽으면 감상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이룰 수 없는 꿈을 붙잡고만 있는 개츠비가 참 바보같이 느껴졌지만, 이제는 그가 마냥 어리석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다만, 그토록 바라던 것이 눈앞에 있어도 그가 끝내 가질 수 없다는 사실에는 매번 마음이 씁쓸해지곤 한다.

#위대한개츠비 #프랜시스스콧피츠제럴드 #파랑새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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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짐승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김진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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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면서, 때로는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기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저스틴 토레스의 『우리, 짐승들』은 그 모순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그려 낸 소설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20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책이지만, 읽는 동안 가난과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의 모습에 영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지켜 줘야 할 어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유독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매니와 조엘, 그리고 막내인 ‘나’. 이렇게 세 형제는 토마토를 던지며 장난치고, 쓰레기로 연을 만들고, 강에서 함께 수영하며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아이들이다. 서로 다투고 사납게 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하나의 무리 같기도 하다. 아빠가 집을 떠난 뒤 울리는 전화벨을 들으며 막연한 시간을 견디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어린 시절 특유의 천진함과 불안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 가족에게는 분명 사랑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랑은 폭력과 뒤섞여 있고, 이 지점에서 마냥 즐겁게 읽을 수가 없어진다.

이들의 거친 행동 속에서 나는 애정을 먼저 찾으려 했던 것 같다. 가족끼리는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서로를 아끼니까 가능한 행동 아닐까 하고 폭력을 그럴 수도 있는 풍경의 일부처럼 애써 받아들이려고 했던 걸지도 모른다. 사실 이런 모습이 더 위선적인 것은 아닐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왜 아이들이 겪는 상처를 선명한 폭력으로 바라보지 못했을까.

세 형제가 하나의 목소리로 말하던 ‘우리’는 막내가 자신의 욕망과 정체성을 알아 가면서 조금씩 ‘나’들로 갈라진다. 가족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한 막내가 정신병원에 보내지는 장면은 자신을 알아 가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러운 성장이면서도, 반면 누군가에게는 관계를 잃는 일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형들을 벗어나 터미널로 향하는 발걸음에서는 슬픔과 함께 처음으로 자기 삶을 선택하려는 마음이 엿보인다.

이 소설은 짧고 파편적인 장면들을 툭 던져 놓을 뿐, 그 안에 담긴 인물의 마음에 대한 상세한 설명들은 생략한다. 그래서 읽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무리 안에 남고 싶은 마음과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함께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나를 찾아가는 일이 아니라, 한때 나를 이루었던 세계와 멀어지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짐승들 #저스틴토레스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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