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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녀
우샤오러 지음, 정세경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9월
평점 :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한 아이의 죽음은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우샤오러의 『그 소녀』는 제자의 죽음을 마주한 교사 우이광이 사건의 진실을 좇는 이야기다.
학교 종이 울린 지 38분 만에 쑤밍쉬안이 몸을 던진다. 우울증을 앓던 학생이 아니라 조용하고 평범했던 아이의 죽음이었다는 사실에 교사 우이광은 혼란스러워한다. 학교는 책임을 피하려 하고, 진실을 찾으려 할수록 그녀 앞에는 알 수 없는 벽이 나타난다. 제자의 삶을 들여다보던 우이광은 어느덧 자신이 열일곱 살에 죽음을 생각했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여정이 결국 자신이 외면해 온 상처를 돌아보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이광은 냉정하고 통제적인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면서도 그 곁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다. 성적과 기대에 짓눌리고, 사랑받기 위해 애쓰면서도 번번이 상처받는 모습이 비춰지며 통증을 남긴다. “미안, 나는 살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라는 말처럼. 어른이 되어 일상을 살아간다고 해서 과거의 상처까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아직 부모는 아니지만, 이상적인 부모의 말과 행동이란 무엇일지 자꾸만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통제하고 몰아붙이지만, 정작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견디는지는 관심이 없는 부모들. “아이나 청소년은 종종 마음이 없는 존재로 묘사되곤 했다”. 별뜻 없이 내뱉은 말도 아이에게는 오래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기에 더 조심해야만 한다. 단지 아이를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모든걸 덮을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 소녀』는 타이완의 교육 현실을 다루지만 성적과 경쟁, 부모의 기대에 짓눌리는 모습은 오늘날 한국의 현실과도 그 결을 같이한다.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느라 정작 아이가 살아가는 오늘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 늦기 전에 아이들의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지 독자들에게 묻고 있는 듯한 책이다. 비극이 일어난 뒤에 허겁지겁 이유를 찾기보다 그 전에 미리 작은 신호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부모라면, 혹은 앞으로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다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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