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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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열리는 카페'라는 제목에 일단 끌렸다. 고요한 밤 책 한 권 끼고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시간 보낼 곳을 찾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일까. 밤까지 열리는 카페는 대부분 무인이거나 로봇이 서빙해주는 곳이었다. 코로나 시기엔 그 마저도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소설은 코로나가 성행했던 시기가 시간적 배경이 된다.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려고 해도 방역 패스 인증을 해야했던 암울했던 시기. 흔하게 해왔던 소소한 일들이 새삼 각별하게 느껴졌던 그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더 감사하게 다가온다.

카페 도도 사장 소로리는 소로우의 <월든>을 읽고 행복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행복이란 뭘까? 행복은 저마다 기준이 다르다. 행복의 허들을 내리면 아주 작은 일에도 만족할 수 있다고 느낀 소로리는 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조금은 특별한 카페를 차린다.

왜 특별한 카페인가? 도심속에 위치한 곳이지만 어쩐지 숲속에 있는 듯한 위치 덕분일까? 물론 그것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소로리는 예지 능력이 있어 보인다. 어떻게 그날 찾아올 손님에게 딱 필요한 메뉴를 준비할 수 있으냐 말이다. 게다가 고민 상담과 적절한 해결책까지. 이런 사장이 있는 카페라면 단골이 될 수밖에.

5개 에피소드 속 주인공들은 모두 크고 작은 고민거리가 있다. 분명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행복하지가 않다. 나이대는 다르지만 모두 여성이라는 점은 같다. 여자들의 이야기라 더 공감하며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계절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계절에 맞는 디저트 준비 과정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리틀 포레스트' 처럼 메뉴 하나하나 의미를 담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특히 좋았다.

'행복을 수행한다'라는 문장이 가슴이 콕 박혔다. 행운처럼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야 하는 일임을 다시 일깨워준다. 카페 도도에서 행복을 수행하는 소로리, 자기 페이스를 지켜가며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찾는 중이다.

차와 디저트 설명이 예사롭지 않다 했는데 작가는 현재 도쿄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카페 도도 대신 현실에 존재하는 작가가 운영하는 카페에 가보고 싶다. 왠지 고민도 들어주고 맛난 디저트를 내놓을 것만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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