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정원 1 비밀의 정원 1
모드 베곤 그림, 안수연 옮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원작 / 길벗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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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비밀의 정원, 그 숨겨진 공간에 초대장을 받은 기분이다.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쓴 세계명작이 어떻게 각색되고 그려졌을지 너무 궁금했던 책이다. 원작과 비교하면서 읽으면 재미는 배가 될 듯하다.

1910년 인도, 콜레라가 퍼져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그 상황에서 메리는 부모님을 잃고 어쩔 수 없이 고모부가 있는 영국으로 오게 된다. 10살에 맞이한 운명치곤 너무 가혹해 보인다.

고모부 또한 아내를 잃은 슬픔에 10년 째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인물이다. 아내가 사랑한 정원은 닫아버리고 열쇠는 땅에 묻은 후 아무도 그곳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한다.

고모부 집엔 비밀의 정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비밀의 방에 또하나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으니.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는 점에서 메리와 고모부는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이들이 웃음을 되찾게 될지, 어떤 과정을 통해 그렇게 될지,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될지, 그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로만 이루어진 작품과 다르게 그래픽노블은 훨씬 생동감이 있다. 인물 표정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가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특히 꽃을 묘사한 그림은 세밀화를 마주한 듯 생생하여 감탄을 자아냈다.

그래픽노블을 애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는 점이다. 빈약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보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단연코 초록빛 정원과 알록달록 꽃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힘이 느껴진다.

자유분방한 표현 또한 그래픽노블이 가진 가치가 아닐까 싶다. 화면 분할이나 글자 배열도 얼마든 변형 가능하다. 여백에 꽃이나 나뭇가지가 뻗어나가기도 하고 의성어는 파도처럼 출렁인다.

익히 아는 이야기라고 해도 새로운 버전으로 만나는 명작은 늘 설레이기 마련이다. 그래픽노블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정원에 꽃이 만개한 장면을 만나는 순간 그들과 함께 미소 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만화가가 각색한 작품이라 그런지 기존 그래픽노블과도 조금 다른 느낌이다.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듯 자유롭다. 그렇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은 놓치지 않고 생명력마저 느껴진다.

좋은 작품은 왜 끊임없이 반복되는지 알 것 같다. 글로 읽어도 충분히 훌륭한 메시지를 전해주지만 욕심이 있다면 다양한 버전의 그래픽노블이 나와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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