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의 강가로 뛰어가다
가노 도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도서협찬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표지와 알쏭달쏭한 제목이 인상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제목만으로는 어떤 단서도 알아낼 수 없으니 일단 뛰어들 수밖에.

소설은 크게 두 개의 이야기로 양분된다. 마모루가 서술하는 '플랫'과 데쓰코의 시선으로 쓴 '릴리프'다. 플랫과 릴리프? 제목도 알쏭달쏭하더니 소제목 역시 전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마모루와 데쓰코는 소꼽친구다. '플랫'은 마모루가 데쓰코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인데 중고등학교 이야기가 많이 나와 초반엔 청소년 소설인가 싶었다. 큰 갈등 없이 소소한 에피소드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살짝 밋밋하다 생각하던 찰나 두 번째 이야기 '릴리프'로 넘어간다.

어떤 소설은 뒤로 갈수록 시시해지는 반면 이 소설은 뒤로 갈수록 빨려들게 된다. 첫 이야기 '플랫'에 두 번째 이야기 '릴리프'가 덧입혀지면서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변한다. 소설의 진가는 여기서부터 드러난다.

데쓰코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설정은 이야기의 핵심이자 긴장감을 더하는 요소다.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게 어디 좋기만 한 일일까? 누군가의 불행과 죽음은 미리 안다는 게 얼마나 큰 부담감과 죄책감을 심어주는지 데쓰코를 보면 알 수 있다.

친구의 불행과 죽음을 막기 위해 데쓰코가 어떤 일까지 감당하는지 지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비극으로 치닫는 결말이었다면 마음이 많이 무거웠을 텐데 미리 말하지만 해피엔딩이다. 특히 마지막에 연대를 이뤄 한 방 먹이는 장면은 꽤나 통쾌했다.

p.348
하루하루 살다 보면 언젠가 미래에 도착한다……누구든. 먼 미래를 보고 싶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누구보다도 오래 살아남으면 된다.

우리 모두는 미래를 볼 수 있다.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냥 오래 살아남으면 된다. 미리 안다면 데쓰코처럼 힘겨울 뿐 그닥 좋을 일도 없다.

#언젠가의강가로뛰어가다 #가노도모코 #소미미디어 #일본소설 #신간소설 #장편소설 #책리뷰 #책소개 #소설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소미랑3기 #서포터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