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라인홀드 니부어의 기도문이다.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의 그 니부어 맞다. 기도문의 이름은 ‘평온을 비는 기도다. 미국의 금주협회에서 애용되면서 유명해졌다.
나폴리탄 괴담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기해윤이란 기이하고 아름다운 존재에게 홀리듯 빠져든 재윤의 마음도 너무 이해가 간다.특히나 미술 전공이니 아름다운 것에 속절없이 빠져든 건 이상한 일도 아니다.두 사람의 첫만남부터 가까워지게 된 모든 과정이 두근두근한 하이틴 로맨스의 가장 빛나는 지점을 모아둔 것 같다.그 두근두근함에 젖어들었을 무렵 겪게 된 무서운 일 때문에 재윤이 누름굿을 하고 도망치듯 떠나야 했던 마음도 알겠다. 결말도 나폴리탄 괴담에 어울리는 방식이다. 다만 난 로맨스에 좀 더 익숙해서 두 사람이 어떻게 행복하게 지낼지 너무 궁금하다. 두 사람 알콩달콩 사는 외전 없나요?단권이라 외전 없겠지만 있으면 좋겠다.
두 사람의 이런 티키타카가 참 좋다. 절대 지지 않는 재윤도, 무미건조하고 깎인 삶을 살다 재윤을 만나 조각상이 온기를 품게 된 해윤도 반짝거려 눈을 뗄 수가 없다.그리고 이런 끼 부리는 미인 남주를 사랑하는 나로썬 거부할 수 없게 하는 기해윤 유죄.
"뭐라는 거야. 나도 내 인생에서 주인공이니까 강제로네 세계의 지나가는 엑스트라 1 취급하지 말아 줄래?""하긴, 엑스트라 하기엔 넌 성깔이 있지." - P62
기해윤은 뚫어지게 재연을 보다가 눈매를 사르르 접었다."용건 없으면 안 되고?"재연은 속으로 탄식했다. 여우인지 바보인지."네가 오고 싶으면 그게 용건이야. 꼭 거창해야 용건인가." - P64
아니, 얘는 이목구비는 신식인데 왜 고전미도 있지?좋은 건 아주 혼자 다 가졌네.인간은 아름다운 것 앞에서는 약해지기 마련이다. 재연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시각적인 자극에 민감했다.높은 콧대와 부드럽게 관자놀이를 간질이는 회색 머리카락, 길고 풍성한 속눈썹, 음영이 뚜렷한 아이 홀, 눈 딱감고 외면하기에는 기해윤의 기막힌 조형이 재연의 심금을 울렸다.아름다움은 선한 것이다. 유미무죄. - 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