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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하자 ㅣ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요리코 / 한림출판사 / 1994년 10월
평점 :
또 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이다. <순이와 어린동생>, <이슬이의 첫심부름>이 워낙 유명해 그것들만 보여주려고 했는데(같은 풍의 일본 그림책을 많이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이 책들도 그에 못지 않게 감동적이고 재밌다. 그보다 나온지가 오래되었는지 그림은 촌스럽지만 말이다.
<우리 친구하자>는 낯선 동네로 이사 온 아름이에게 친구가 생기는 이야기다. 둘째는 아직 기관에 다니지 않아 친구를 모른다. 언니와 사촌오빠가 있어 외롭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또래 친구가 한명쯤 있었으면 더욱 공감하며 봤을 책이다.
두 아이가 처음 만났을 때 어색해하는 표정, 함께 자전거를 타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어찌나 생생하고 사랑스러운지.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여리디 여린 아이들의 모습이 '역시 일본풍~'이라는 아쉬움을 갖게 하면서도(지원이 병관이의 익살스런 모습과 비교해 보라)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참 예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 며칠 둘째는 계속 이 책을 읽어달라면서 내가 책을 몇장 읽을라치면, 뒤로 후루룩 넘겨 놀이터 장면에서 한 구석에 있는 아이를 가리키며 "사실은 (제비꽃, 민들레, 편지를 갖다 놓은 아이가) 얜데..." 하고 알은 체를 하며 좋아한다.
<은지와 푹신이>도 어릴 때부터 함께 해 온 인형과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라 아이들이 참 좋아할 책이다. 여우 인형이 은지와 기차 여행을 하는 도중 도시락을 사오다 기차 문에 꼬리가 끼어 움직이지 못하는 장면에선 어른인 나도 코가 찡해지는 감동이 있다.
이 참에 하야시 아키코와 그의 콤비 쓰쓰이 요리코의 책들을 좀 더 찾아봐야겠다. 일본식 리얼리즘이라고 해야 하나? 아이들의 일상을 끄집어 내 과장되지 않은 감동과 재미를 주는 능력이 참으로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