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라는 역설 - 역동과 통제, 첨단과 소외가 공존하는 복합 중국 읽기
박민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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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탕후루는 한바탕 대유행을 겪었고 마라탕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외식 메뉴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로 개사한 노래를 부르는 과격한 혐중 시위가 여러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런 양가적인 현상이야말로 중국을 대하는 우리의 혼란한 인식과 태도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런 와중에 세계정세는 미국 패권이 스러져가며 새로운 다극 체제로 입성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인식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중국이라는 역설》을 통해 중국에 대한 낡은 인식을 타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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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국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첨단 기술 산업 분야에서의 대약진이다. '딥시크 쇼크'나 휴머노이드 관련 기술,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판매량 등과 같이 '아니, 어느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첨단 기술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중국 고립화 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중앙 정부, 즉 국가의 강력한 주도 아래 기술 개발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렸기에 가능한 결과였고 경제 보다 안보에 가중치를 두면서 군산복합체제를 꾀하며 국력 또한 최대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장 막강한 1인 체제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숙청과 사회 감시망을 통한 통제는 계속되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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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불균형 성장의 문제는 중국 지도부도 잘 알고 있겠지만, 첨단 기술 대약진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것은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이라는 대전략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선을 바꿀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기술 자립을 해내지 않으면 미국과의 대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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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2000년대 중반부터 구역을 나눠서 고용한 정보원들이 이웃의 수상한 움직임을 감시하게 하는, 노동집약적인 '격자망 감시 체제'(p.36)는 기술 감시의 사각지대까지 틈새 없이 통제하겠다는 1인 체제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청년 실업 문제나 소득 양극화 문제는 여지없이 곪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불만은 강력한 통제 아래서도 들끓고 있다는 사실을 익명의 인터뷰이들을 통해, 감시와 억압을 피해 일본으로 향한 망명한 중국인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공고한 1인 체제, 억압적인 사회 감시 체제가 전복 없이 계속해서 지속되는 까닭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외부의 적을 상정하고 이에 대항해야 한다는, 거국적인 대의명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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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권력은 절대적이지만, 너무 강력한 권력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모순적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궈광 스탠포드대 선임연구원은 '독재자의 딜레마'가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고지도자는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끝없이 숙청을 단행하고, 숙청할수록 권력은 강화되지만 진실을 직언하려는 이들은 사라지며, 그럴수록 최고지도자가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져 통치 위기가 점차 심화한다는 것이다.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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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끄러운 속 사정에도 대외적으로 중국은 트럼프 1기 정권을 반면교사 삼아 몹시 영리하게 대처하고 심지어 지금은 미국보다 외교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듯싶다. 미국·이란 전쟁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주는 중국의 외교적 역할과 위상, 미국과 대만 해협을 두고 벌이는 외교 협상 능력,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의 디커플링 틈새를 파고들어 자신들의 파이를 넓히는 역량 등을 다각도에서 세세히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의 관계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는 이런 복잡하고 혼란한 세계정세에서, 패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기울어가는 이 기류에서 어떤 태세를 갖추어야 하는가.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중국의 새로운 역사 만들기의 배경에는 중국의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 만들기가 있다. 오병수 동국대학교 연구교수는 이런 변화를 역사 교육 차원만이 아니라 강대국으로서 부상한 중국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제국적 인식으로 바꿔 나가려는 국가 전략의 변화, '제국의 재구성 과정'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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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점점 사회 문제로 두드러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혐오 정서에 대한 우려를 빼놓을 수가 없다. 시류와 상대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혐오 정서를 바탕으로 이념 논쟁에만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과거 동북공정과 같은 중국의 역사 왜곡은 현재 패권 질서의 알력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동아시아 질서 또한 재편하고자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제국주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현실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위치에 놓여있는 한국은 더욱 그래야 할 텐데 '중국'이라는 영점을 바로 맞추고 나아가야 할 방향의 나침반을 잘 가늠해야 할 것이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12기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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