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한강
권혁일 지음 / 오렌지디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2한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드라마 미씽이 실종자 이야기라는 사실에 그냥 안봤다. 얼마전 미씽2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미씽 전시리즈를 몰아서 보고 나니 이렇게 재밌는 것을 이제서야 보다니......실종과 죽음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만 모여사는 마을. 그것은 <미씽>이라는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실종자를 찾아주는 죽은자를 보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사연과 그들을 찾는 과정에 마음한구석이 따스해짐을 느꼈다.

소설 <제2한강>은 드라마 미씽과 비슷하지만 좀 다르다.

죽은자들, 그중에서도 한강에서 자살한 이들이 마음의 안식을 찾지 못한채 머무는 중간지점에 모인 그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왜 죽어야만 했을까.

죽음은 그들의 모든 사연을 다 안아주지 못했다.

작가는 참 대단하다. 어떻게 이렇게 멈추지 못하고 읽게 만드는지 평범하고 미스테리한 그들의 마음을 담담하고 슬프게 써놓았다.

슬픈 이야기는 크게 없었던 것 같은데 눈물이 났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주르륵, 감정이 격해졌다.

그들은 영원한 안식을 찾기위해선 감정을 선택하고 다시 죽는 날을 선택해야 한다.


그들은 왜 그랬을까.

조금더 살아볼 힘을 낼 수는 없었을까.

삶은 수수께끼 같다.

자살한 이들에게 <제2한강>도 수수께끼 같다.


사람에겐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

우리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제2한강에 머문 그들도 위로가 필요했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슬프고 또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베니스의 개성상인 1~2 세트 - 전2권
오세영 지음 / 문예춘추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릴 적 읽고 베니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추억의 책.

2023년 개정판으로 나온 <베니스의 개성상인>, 추억의 안토니오 꼬레아.

너무 오래되어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재밌었던 느낌만 남아 있었다.

새롭게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굉장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읽었다.

역사 속의 '꼬레아'라는 나라는 작고 힘이 없는 곳이었을까.

그림 속의 남자는 정말 안토니오 꼬레아라는 남자였을까.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1993년에 처음 출간되었고 2023년에 출간된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개정판으로 주인공의 서사와 구성이 달라졌다고 한다. 어릴 때 읽었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구성 자체가 달라져 기억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을까.


어릴 적 읽었을 때는 꼬레아가 작다고 생각해서 너무도 멋진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던 것 같다. 이런 상상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떤 사람이 이런 글을 쓰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했었다.

루벤스가 그린 <한복 입은 남자>라는 그림의 남자와 셰익스피어가 쓴 <베니스의 상인>의 제목이 합쳐진 표지, 인상 깊었었다. 개정판에서 새로이 디자인된 표지 역시 인상 깊었다.


가상인지 혹은 역사 속에 있었을지 모를, 안토니오 꼬레아는 실제로 존재했었다고 한다.

조선에서 태어나 노예로 팔려 유럽까지 가게 되었으며 메디치가 사람인 프란체스코 카를레티가 쓴 <나의 세계 일주기>에 언급된 인물이다.

소설로서는 참 재밌지만 역사적 고 증오류는 책 재밌게 읽으면 그냥 넘어가는 게 좋을 거 같다. 사실 읽으면서 세계 역사와 비교해가며 실존 인물들과 언급해 볼까 했지만 그냥 재미난 이야기로 즐기기로 했다.



초판에는 고려 상인의 후손 유명훈이 나온다고 하지만 개정판에는 안토니오 꼬레아 입장에서만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 하나 루벤스의 그림 속 인물, 실제로는 중국 상인이었다고 한다.

초판이 나온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다.

처음 책을 만났을 때와는 다른 감정이지만 안토니오 꼬레아 실존과 관계없이 꽤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박철화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적의 화장법의 첫 시작은 영화 마담 버터플라이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했다.

사랑에 배신당하고 여자인 줄 알았던 자신의 부인은 남자였고 스파이였다. 그는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내며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한 장면을 공연하며 남자이기에 여장이 어울리지 않는데도 고운 나비부인의 자태를 흉내 내며 화장을 하고 관객을 맞이한다.

남자가 사랑에 배신당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자신이 믿고 싶어 하는 동양 여자의 모습과 이성에 대한 다소곳한 이상. 그것을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 속 그대로가 현실에 나타났다고 믿으며 사랑을 믿는 모습은 기이했고 이상했다. 마치 적의 화장법처럼 이상하고 이상한 이야기였다.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 보며 생각대로 현실을 꿰매요 그대로 그것을 믿으며 살아가는 것, 소설 적의 화장법은 그런 이상한 구조의 생각들을 여러 개의 가면을 바늘로 꿰매고 엮어서 보여주는 것 같은 소설이었다.

사람은 자신이 믿고 이해하는 그대로가 진실이길 바란다. 대부분 그런 생각에 깊이 의존하게 되면 생각이 자신을 잠식해서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모르게 되어 버린다.

그런 틈을 타 적은 생각을 갉아먹고 생각을 지배한다.



주인공도 아마 그러했던 것 같다.

자신의 이상하고 어두운 마음을 꼭꼭 감춰두고 한 번씩 들춰봤다고 생각했지만 어두운 마음은 어느 순간 잠식했고 그러다가 자신을 완전히 지배하게 만들었다.

이야기는 시작과 동시에 대놓고 적(나를 공격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주인공을 끊임없이 스토킹하고 괴롭힌다. 비행기를 타고 빨리 떠나야 하는데 비행기는 연착되고 적의 방식대로 계속 지배된다.

마치 모든 각본이 정해진 것처럼 평범한 주인공은 이상한 스토킹의 주인공이 되어버린다.

적과 지속적인 대화, 그것은 적이 제시한 적의 화장법이었다. 그것은 오묘하게 동음이의어였다.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은 처음이었지만 그녀가 일본에 살았던 어린 시절은 그녀에게 이중적인 감정과 경험을 심어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방인으로서 삶이, 서양인이지만 동양에서 살아가는 그녀의 일상이 그녀의 소설에 영향을 준 것일까.

적의 화장법은 아멜리 노통브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또 다른 소설들을 만나고 읽게 될 것 같다.

소설의 이야기는 짧지만 붉은색만큼 강렬했고 적의 화장법은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타버스 영어 공부방 혁명 - 상위 1% 알파세대 자녀를 둔 학부모만 아는
손수미 지음 / 라온북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의 영어공부를 고민하는 시점이다. 물론 그 전에 더 시급한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이가 못하겠다고 해서 안하는 것은 더 무책임한 행동같다.

다양한 공부방법을 찾고 있다. 아이는 게임에 익숙하고 영어는 다행히도 배우고 싶어한다. 아이의 단점이라면 학원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지도 않고 영어에 대한 관심만 갖고 있다는 것이다. 왜? 메타버스 게임속에서 퀴즈를 풀기 어려워서, 그러한 이유와 게임가입하기 매뉴얼에서 나오는 간단한 단어 등등 게임을 계속 하기에 불편함을 느껴서였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본다. 영어공부방은 갈 생각이 없지만 메타버스 게임에는 관심이 많으니 어떻게든 흥미를 끌고 가보기로 했다. 작가는 자신의 실패경험을 바탕으로 도전을 하고 계속해서 자신을 준비했다.

10년동안 영어논술을 공부하고 자신의 공부방에 오는 아이들의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수업을 준비해왔다. 또한 아이들과 학부모의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학습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계속적인 맞춤교육을 준비했다.


보통의 영어선생님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새로운 시도들을 도전했다. 코로나19에도 아이들이 먼곳에 있어도 학습을 이어가는 것에 문제되지 않고 흥미도 잃지 않으며 학습을 진행하고 습득률을 높이는 다양함으로 아이들을 이끌었다. 또한 자신역시 계속 준비시키고 단련했다.

영어공부방의 패러다임을 바꾼 영어선생님으로서 존중보다는 교육자로서 배울점이 많다고 느꼈다.

영어공부방을 찾아오는 학습자들을 향한 애정과 맞춤교육, 자녀를 믿고 맡길수밖에 없도록 노력하는 자세. 교육에 대한 의도도 좋았지만 메타버스 영어공부방 혁명 속 다양한 시도와 준비성에 점점 매료되었다.


다양한 사례와 책을 통한 자신의 생각을 입증하는 과정으로 시작하는 책의 앞부분, 사실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졌다. 메타버스를 적용하는 과정에 많은 노력과 준비가 있음을 보여주는 시작이었던 것 같다. 보통은 경력이 화려하고 안정적인 선생님들은 시도하지 않았을 교육과정일수 있지만 변화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잘 맞는 교육을 실제로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는 선생님. 메타버스 영어공부방은 그런 혁명같은 생각속에서 생겨난 것 같다.

AI의 발달로 인해 곧 사람의 노력을 대체할 인공지능이 나올 것이라 예측하지만 아이의 교육은 아직 어른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어른의 손을 잡으면서도 지식을 배운다. 물론 메타버스를 활용한 공간에서는 직접적인 체온을 느끼는 과정은 없다. 그러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눈다. 언어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공부머리는 단순한 학습과정이 아니다.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하며 관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영어공부에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가 있다면 상담을 꼭 해보고 싶어질 것 같은 책이다.

물론 우리 아이같이 메타버스 게임에 관심 많은 아이에게도 큰 도움이 될 영어공부방이 될 것 같다.


#영어공부방

#영어공부

#메타버스영어공부방혁명

#영어공부방의패러다임

#메타버스영어공부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자 에피쿠로스가 살았던 시대는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았나 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했고 아테네의 국력이 쇠퇴했고 도시가 몰락하고 세상은 혼란했고 개인주의와 실존주의적 철학이 필요한 세상이었다고 한다.

마치 지금 우리와 같은 세상이었나 보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혼돈 그 자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혼란과 전쟁 같은 경제적 혼돈, 어떤 나라는 전쟁을 하고 있고 휴전국가인 우리나라에도 그런 위협들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쾌락이라는 단어는 원초적이고 육체적일 것 같은 상황에만 쓰일 것 같은데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쾌락은 마치 마음 안에 평정과 그로 인한 즐거움이 가져오는 쾌락이 삶을 지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타락시아'는 마음이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평정한 상태를 말하며 '아포니아', 몸의 고통을 벗어난 부재라는 소박하고 정적이며 지속할 수 있는 '쾌락', 즉 에피쿠로스의 쾌락은 육체를 벗어난 정신적, 마음 안의 평정심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 과연 가능할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시도해 보지 않았기에 도전해 보려 한다.


어렵지 않은 말들로 번역되었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의미들이지만 그가 살았던 세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그에게는 그를 믿고 따르는 많은 제자들이 있었고 그를 시기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가 살았던 세상은 현대보다 훨씬 발전되지 않은 세상이었을 테다. 그런데 왜 우리와 다르지 않는 것일까.

많은 스트레스와 나와 남들과의 비교, 성공을 향한 집착. 에피쿠로스는 글쓰기에 집착하는 현대인같이 보였다. 그러나 그가 보낸 편지에서 보인 지식은 지금의 지식과 비교해도 다르지 않으며 그들의 대화는 현대인의 대화같이 느껴졌다.


에피쿠로스의 책이 살아생전 700권 넘게 집필되었다 하는데 그중 일부만 남아 있다고 한다. 남은 지식과 그가 보여준 아타락시아의 쾌락. 그는 기녀와 동거를 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에피쿠로스를 시기한 사람들이 퍼트린 악의적 소문이었을까. 아님 진실로 그러했지만 그것을 넘어선 우정 또는 가족애였을까.

쾌락에 대한 정의가 한정적이었다.

에피쿠로스의 쾌락은 육제에 한정되는 의미에서 벗어나며 고통의 한계를 넘어서는 마치 신과 같은, 그 이상의 의미를 말한 것 같다. 어렵지 않지만 그의 사상과 고통을 넘어선 마음의 평정심, 아직은 많은 이해와 사색이 필요하다.

에피쿠로스는 소박한 음식과 사치스러운 음식이 같은 쾌락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마치 돌이 황금과 같은 가치라고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욕망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화수분이다. 에피쿠로스의 쾌락은 자족에서 얻는 기쁨, 안분지족(安分知足) 같은 삶을 이야기했을까. 에피쿠로스는 단순한 현자가 아니었다. 철학과 자연과학을 넘어선 지식을 가졌으며 사람을 이해하며 포용하는 마음, 쾌락이 모두 누리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말해준다.

몸을 넘어선, 육체를 벗어난 쾌락. 아직은 많이 알아보아야 할 것 같지만 언제나 현대지성 클래식은 생각과 기대를 넘어선 최고를 알려준다. Thank you.



#서평

#현대지성클래식

#에피쿠로스

#쾌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