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성 父性 - EBS 다큐프라임 아빠가 된 남자를 탐구하다
EBS다큐프라임「아버지의 성」제작팀 지음 / 베가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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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에 대한 이해는 -혹은 그런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는- 비교적 (상대적으로) 널리 파급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책이며, 노래며, 시며, 영화며, 글들은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를 향한 아스라한 감성은 거의 범인류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이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가 없어서,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머니는 (이브의 원죄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뿌리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어느 누구도 이의를 붙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버지"에 대해서는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어머니를 이해하는 만큼 '아버지'를 이해하고 있는 걸까? 더구나 "남자로서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걸까? 아니, 조금이나마 이해의 필요성조차 느끼고 있는 걸까? 어머니가 아이를 갖게 되면 아버지는 과연 어떤 심경이 되며, 어떻게 변하는 걸까? 그런 "일생일대의 변화"가 왔을 때, 남자인 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싶으며 무엇이 되고 싶은 걸까? 아버지가 된다는 사건이 두려운 걸까, 괴로운 걸까, 진정 행복한 걸까, 그것도 아니면 무심한 걸까?

궁금증은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도 계속된다... 꼬물꼬물 하던 신생아가 아이로 커가면서 이성이 생기고 감성이 커지고 지식이 늘어나면서, 아버지는 어떤 식으로 적응하고 소통하며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 걸까? 그리고 아내 (어머니)와의 관계는 -성적인 면, 정신적인 면, 영적인 면에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가...? 아버지로서의 의미라든가 자존감 등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을까?

 

요컨대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여기에 있다 - 아버지를, 남자로서의 아버지를, 아버지로서의 남자를 탐구한다는 사실. 단순한 양육의 참가자로서 자식의 성장에 일조하는 존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욕망과 불안과 정서를 갖춘 남자이자 아버지인 존재를 묻는다는 사실. 이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혁명의 요소를 지닌 책이다. 이런 콘텐트를 가진 책으로서는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분야의 책은 드물다. 따라서 앞으로 이 주제가 어떻게 발전하고 풍부해질지, 상당히 흥미롭기도 하다. 이렇듯 이 책은 일종의 선구자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솔직히 EBS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의 내용은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것을 충분히 상상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다른 누구보다도 이 책은 어머니들이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남편이자 아빠인 "그" 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희망하기로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아들딸들이 아빠를 좀 더 잘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다시 엄마아빠의 자리에 도달했을 때, 그들의 인생을 좀 더 안정되고 행복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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