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리그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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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초동 리그』에 대한 설명을 봤을 때, 평소에 정치·시사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으로서 너무 읽고 싶었다. 그리고 최애 드라마로 tvN에서 방영했던 《비밀의 숲》이 있는데, 《비밀의 숲》이 떠오르는 설명에 법조계와 정치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겠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서평단에 신청을 했다.

이 책의 구성

먼저는, 책이 생각했던 것보다 얇아서 놀랐다. 186p 분량밖에 되지 않아서,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

▶백동수: 평검사,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로 운 좋게 들어오게 되어 2년간 근무, 지방대 출신

▶한동현: 대검찰청 특수 1부 소속 부장검사, 백동수 검사에게 검찰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한 조작 기소를 명령함

▶김병민: 검찰총장, 유배지(지방으로 좌천당함)에서 대통령의 부름으로 검찰총장의 자리에 올라섬

▶조민국: 법무부 장관, 정치인 출신 법무부 장관으로서 법조계와 정치계 양쪽에 발을 걸치고 있음

▶선해용: 정치사회부 기자, 20년 동안 법조계와 정치계에서 경력과 명성을 쌓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여서 대기자로 불림, 쿠데타 설계를 담당

▶박철균: 공원에서 시체로 발견, 자살 가능성이 큼, 바이오닉 기업 대표, 모비딕 펀드 사기 사건의 주요 인물

이 책의 특징 및 감상평

전개 방식은 '백동수'라는 평검사의 1인칭 시점으로 이루어지긴 하지만, 주요 인물들의 시점으로도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하고, 주로 법조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인물들 간에 있어지는 신경전과 대화들이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게 한다.

대한민국 권력의 중심, 서초동. 이곳의 민낯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약간의 줄거리

【'박철균' 바이오닉 대표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박철균'은 모비딕 펀드를 이용해서 투자자를 모았지만 이는 실체가 없는 회사로, 투자자들을 속여 어마어마한 크기의 돈을 탈취했다. 사기가 적발되고 얼마 되지 않아 자살을 하게 됐는데, 세간에서는 배후 세력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 크다는 여론이 기세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어느 누구도 건들지 않아 밑바닥에 깔린 형태로 사기 피해자들만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철균'은 정치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야망이 큰 사람으로서, 법조계든 정치계든 여러 곳에 손을 안 댄 곳이 없어, 그와 관련해서 조금만 조사가 들어가도 안 걸리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법조계 또한 불편한 바람이 불게 되는데, '김병민'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한동현'을 포함한 법조계 인사들의 '김병민'을 향한 항명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을 '백동수' 검사를 통해 시작하려고 한다. '김병민' 검찰총장은 평검사 시절부터 비리와 관련된 굵직한 사건을 선두해서 파헤쳐 왔고 그로 인해 지방으로 좌천을 당하게 되지만 대통령의 부름으로 다시 서울로 올라와 검찰 총장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대통령과 여론의 지지를 한 몸에 받기도 하고, 논란이 될만한 허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한동현'은 '박철균' 바이오닉 대표의 자살에 '김병민' 검찰총장이 배후에 있다는 스토리를 만들어 기소 조작을 하라고 '백동수'에게 제안(명령) 한다. 그리고 그에게 백지 결제를 주게 된다. '백동수'는 아버지의 도박 빚으로 인해 돈이 필요했고, 대형 로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검사 시절 이름을 날리지 않으면 안 됐기 때문에 망설이면서도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기소 조작을 위한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된다. 과연 법조계에 부는 이 칼바람은 누구를 향하게 될까. 평검사인 '백동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어쩌면 생존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 생존을 하고자 한다. 그리고 각자 생존의 방식이 다른데, 그 생존방식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조민국이라는 것과 대통령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지만 정황상 문재인 대통령을 암시하는 문장이 있는 걸로 보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벌어졌던 사건에 대해서 풍자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에 나오는 사건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역시나 정치판이든 법조계든 서로를 이용해서 이익을 얻어야 한다는 이 생각은 어쩔 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대통령이 김병민을 검찰 총장으로 위임한 것은 높은 가능성으로본인의 이미지를 위한 장치였다는 생각을 한다. 여론은 검찰개혁을 원하고 대통령의 지지율은 점점 떨어지는 가운데, 검찰개혁을 위한 인사로 가장 어울리는 인물인 김병민을 검찰 총장에 세운 것은 어쩌면 계략적이고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김병민은 정말 검찰개혁을 스스로 원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적당히 여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도 알맹이는 그대로 보존하는 그들의 방식이 놀랍지 않으면서도 놀라웠다. 이렇게까지 전통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면서 그들에게 있어 조직을 지킨다는 마인드는 어디서 올까 궁금했다. 그저 위에서 흘러내려오던 물을 받아 마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갈 수밖에 없던 걸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딱 백동수를 두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서로의 이익을 위한 싸움에서 희생된 제물. 아무도 그를 구제해 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개인보단 조직이다. 백동수는 말한다. 역겹다고. 역겹다는 이 말은 어디를 향하는 말일까. 백동수가 겪는 상황을 보면, 그 사람을 두고 말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재밌었다. 역겹다는 대상이 짐작은 가는데, 그 대상을 특정해서 말하지는 않는 어쩌면 작가의 트릭이 너무 재밌었고 재치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덮고, 현실의 사건들이 떠오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됐다. 백동수의 마지막 말인 역겹다는 말이 나에게 전이가 된 것 같이 똑같은 말을 내뱉게 됐다. "역겹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은 후, 솔직하게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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