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은 뒤 작성되었습니다) 연말의 끝자락에 도착한 이 책은 겨울냄새가 잔뜩 나는 책이었습니다. 출판사들의 연말정산과 자랑도, 수록된 이야기들도, 하물며 인터뷰나 무경 작가님의 연재글마저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계간미스터리는 유독 담담하면서 또 동시에 감정적이었습니다. 찬 겨울바람처럼 맹렬하게 모든 것을 쓸어가는가 하면 눈처럼 조용히 덮혀 기반을 쌓아주는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동적이라기보다는 정적인, 코지나 안락의자 미스터리라 불릴법한 작품들이 많이 들어있어 한겨울 이불속에서 귤 까먹으며 보기 좋았습니다. 전 이번에 특히 <로키의 후예와의 대화>를 제일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렇게 팽팽 도는 글을 좋아하는지라 정말 취향에 맞았어요. 그리고 인터뷰에서 다룬 죽음을 다루는 방식을 여러번 곱씹었습니다. 미스터리 마니아들은 당연하게도 매체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죽음을 겪습니다. 그러면서 둔화되기도 하고, 더 민감해지기도 하죠. 그런 죽음을 다루는 장르를 피부처럼 여기고 살게 된 이들에게 꼭 필요한 글이었습니다. 이번 겨울의 계간미스터리는 겨울과 잘 어울리는, 시원하고 달콤쌉싸름한 맛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은 뒤 작성되었습니다) 한 명의 사람에 대해 엇갈리는 증언. 무골호인이라는 말과 악마나 다름 없다는 말들. 그 속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화자. 우리 독자들은 화자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심지어는 왜 나카이 루민에 대해 조사하는지조자 모른 채로 화자에게 이끌려 옆에 앉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속에서 나오는 엇갈림과 동시에 어딘가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말들을 셀로판테이프처럼 겹겹히 쌓아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후반부에서야 밝히고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한 화자를 바라봅니다. 나카이 루민을 바라보듯이요. 우리는 화자의 행동을 바라보며 혼자 결론을 내립니다. 누군가의 편항된 시선 조각조각을 모아 본 결론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