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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착한 여자 1~2 세트 - 전2권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평점 :
책의 재미를 알게 계기가 된 작가가 있다면 공지영 작가이다.
물론, 그 시대의 나온 한국소설은 사실 죄다 좋아하기도 했지만,
대중적이면서 베스트셀러이기도 했던 작가이기에..
책을 읽지 않아도 공지영 이라는 이름 석자만 들어도 글쓰는 작가라는 걸 왠만하면 사람들이 다 알고 있기도 했다.
책으로도 모자라 영화까지 나온 그녀의 수많은 책들.
이미 책도 다 보았고, 영화라도 보았고..보고 울기도 했고 억울하기도 했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마음을 책을 통해서 그대로 느끼기도 했다.
많은 책 중에서 이번에 새로 개정되어 나온 책 중에
< 착한 여자 > 라는 책은 10년이 넘게 이미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난 읽어보지 못했기에..이번에 새로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미 유명한 책이기도 하기에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개정판 이기에 세월이 너무나도 흘러 시대적인 생각 차이의
간격이 너무나서 조금은 그 재미와 공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개정되어 다시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건
그만큼 이 책이 시대의 흐름을 떠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대와 마음을 읽을 수 있기에 나왔을꺼라는 마음에 더 비중을 두어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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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2권으로 구성된 장편 소설로 정말 착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착한 여자...아마도 우리 어머니, 할머니 세대에서 보여지는 전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모든 가족의 업보를 혼자 착하다 못해 순진하게 바보 같이 살아가는 여자.
주인공 정인은 이 책의 주인공이다.
많이 배우고 이쁘고 세련된 정인의 어머니, 아프신 시어머니와 살지만, 늘 주마다 어쩌다 오는 아버지는 올때마다 온동네가 난리 날 정도로 자신의 어머니를 때리고 구박하고 모질게 대하는 가족 폭력에 시달리며 살게 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정인의 어머니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맞아도 그 어떤말 없이 살아가다가 결국 저수지에서 자살을
선택하게 되고, 자신의 그런 죽음을 생생하게 보게 된다.
딴집 살림을 하면서도 늘 당당한 아버지와 정인을 때리는 정관 오빠, 그런 집이 싫다고 서울로 가버린 언니 정인의 언니..
그리고 그런 정인의 집을 안타까워 하면서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가족을 마음속으로는 가까워 하지 않는다.
그 중 정인을 어릴 때부터 측은하게 바라본 외동 아들 명수..정인을 마음에 두지만, 현실적으로 정인을 받아들이지 않은 자신의 어머니 때문에..
늘 정인의 주변에서 돌고...그리고 정인의 남편이 현준...늘 순종적인 정인을 때리고 구박하지만 그래도 순종하는 정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정인이 아름다워 사랑하는 이는 많지만, 늘 정인이 선택한 남자는 정인을 힘들게만 하고...
정인 주변 사람들이 죽거나 큰일을 당하게 되면 정인의
업보로 그렇게 만든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이야기 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인이라는 여자의 모질고도 불쌍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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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사는 순진무구한 여자 정인.
이미 시골에는 아픈 할머니 밖에 없기에
그 할머니를 간호하고 우체국에서 일을 하는 정인에게 갑자기 나타난 현준.
이미 여러 여자와 바람이 나고 놀기 좋아하는 현준을 모든 사람들이 알지만,
지금까지 자신을 위해 새벽까지 서울에서 내려오고
자신을 챙기는 이가 없었기에 그런 작은 일에도 감동을 받은 정인은..
현준을 사랑의 감정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의 첫 사랑이 평생의 사랑일꺼라고 생각한 정인의 모습은 역시 순수하구나 라고 느꼈지만..
점점 갈수록 현준의 실체를 알면서도 결혼까지 하는 모습에 과연 이 여자는 동정을 사랑으로 착각하면 사는 구나 라는 게 알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했기에 사랑의 모습이 어떤 건지 구분 못한 정인의 모습이 안타까웠고..
현준의 집에 자신 말고도 다른 여자가 밤중에
와도 어찌 하나 따지지 못하고 그저 도망나오기에 급급했는데..
그러고도 다시 돌아온 현준을 받아 줄 수 있는지..자신보다 현준의 눈치만 보는 정인의 모습이 답답하기만 느껴지는 소설이였다.
1권 속에서도 정말 답답함이 많이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아는 세상의 범위에서 살려고 하니..
그저 순응하고 순종 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게 가장 최선의 선택이였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10년 여자들에 대한 처우? 여자들의 존중함은
이런 것이라는 걸 소설속에서 그대로 정인을 통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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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이제는 현준과 이혼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 가겠니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자신이 혼자 제대로 독립해서 살지 못하고 거머리 처럼 달라 붙어서 사는 남호영.
어쩜..운명이 뭐 이러냐면 짜증을 내기 시작하면 읽게 되었다.
한번 현준으로부터 시달렸으면 됐지..이리도 사람 보는 눈이 없냐며 혼자 중얼거리면서 읽었다.
하지만, 사람의 눈이라는 게 한번 그런 사람 만났다고 쉽게 바뀌지지 않는 법.
자신이 불쌍한 건 모르고 불쌍하다고 감싸서
사랑해주려는 그런 마음은 그대로 라는 걸..정인은 후에 알게 된다.
나 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데 그 큰 그릇이 되지
못한다는 건 본인이 처참하게 버려진 후에 깨닫게 된다.
" 서로 살을 비비고 지내면서 그게 다 내 살인 줄 알았나봐.
헤어지려니까 그게 싹둑 베어지지가 않아..... 어디가 내 살이구 어디가 그 사람 살인지 둘 다 잊어버린 거야.
그래서 그 사람, 하느 수없이 내 살점까지 다 떼어가버린 것 같아."
착한 여자 2권 246쪽 일부분
호영이 떠나고 나서 친구 미송과 나누는 대화 중 정인의 이야기 중...
대책 없이 사는 호영...자신의 살과 같이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그저 가면 그만 일 줄 알았던 사랑이..
자신의 살을 떼어 내가는 아픔을 남기고 감을 그대로 표현한 말에...마음이 아프고 아팠다.
제발..그렇게 살지마..라는 말도 나도 모르게 나오게 되었다.
2권의 책을 읽으면서 답.답.했.다.
하지만, 공.감 이 된 정인의 마음이 안쓰러우면서도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정인의 잘못이 아닌데 그저 사랑해주고 그 사람을 인정해주려고 하려는 것 뿐인데..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건 자신만의 자격지심에
나오는 말 뿐. 모든 게 정인 주변에 죽었던 사람들의 탓인들..
그게 모든게 정인의 그 쓰산한 기운 탓으로 여겼던 사람들.
책을 읽다보면 그 시대에 여자를 무시하고 존중 못한 건 남자들도 사실 한몫했지만..아들을 낳은 그들의 어머니, 여자들도 큰 몫은 한다.
본인이 여자라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음을 탓하고 무시했던 것도 알면서도
어찌 자신 또한 그런 똑같은 여자를 무시하고 멸시까지 하는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게 바로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공지영 작가의 책이 다시 개정판으로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는 의도는
주인공 오.정.인 으로 인해 여자의 대한 처절한
삶과 생각...세상을 인식을 보여주려는 아닐였을까..
책을 덮으면서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