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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서툰 오십 그래서 담담하게
허일무 지음 / 파지트 / 2022년 8월
평점 :
지천명, 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는 나이 쉰.
100세 시대가 된 요즘에 50이라는 나이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아 지금까지 왔던 만큼의 거리를 다시 앞두고 있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군 생활로 비유하자면 위기가 가장 잘 찾아온다는 시기 일말상초(일병 말, 상병 초) 쯤 되려나.
시중에는 30대, 40대, 50대를 맞이하는 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제목의 책들이 참 많다. 그런 류의 제목을 한 책들을 10권이상 읽어봤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런 제목들에 강함 끌림을 느낀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나보다 조금 더 앞서 걸어간 누군가가 조언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수능을 마치고 대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때, 군입대를 앞두고, 직장을 선택할 때, 결혼을 앞두고 있을 때 나는 늘 나보다 딱 한 발자국쯤 앞서 경험한 이들의 생각이 간절하리만큼 궁금했었다. 정답이 아니어도 좋으니 관련해서 무언가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곤 했고, 그렇게 들었던 이야기들은 머릿속에 깊게 박혀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꽤나 선명하게 남아있다.
너무 앞서간 사람의 조언은 이미 변해버린 환경과 조건으로 인해 가끔 괴리가 너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불과 얼마 앞서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스스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다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불필요한 실수를 줄임으로써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들을 파악하여 본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내가 매번 ‘마흔, 쉰’이라는 제목을 쉽사리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다.
저자는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절반이 되는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 현재 정비가 필요함을 느꼈다. 지금껏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지만 그만큼의 거리가 또다시 앞에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남은 절반의 레이스 동안 더 가치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운동화 끈을 고쳐 메려고 한다.
현재의 자신은 과거의 수많은 선택과 행동의 결과물이다. 즉 미래에 꿈꾸는 모습을 위해 현재 어떤 선택과 실천이 필요시 되는지 우리 모두 고민이 필요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누구나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가지고 산다. 그 불안정한 감정을 덜어내기 위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책을 뒤져보거나 인터넷 또는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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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에는 세상을 바꾸겠다고 돌을 들었고, 서른에는 남편을 바꾸어 놓겠다고 눈초리를 들었고, 마흔에느느 아이를 바꾸어 놓고 말겠다고 매를 들었고, 쉰이 가까워진 지금 바꿔어야 할 사람이 바로 '나'임을 깨닫고 들었던 것을 다 내려놓았습니다."
조정민 목사 <사람이 선물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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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50이 되었지만 일상 생활 곳곳에서 여전히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또 다짐한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자녀에게서, 오랜시간동안 묵묵히 옆에서 큰 의지가 되어주었던 배우자에게서, 어린 시절 친구와 사회에 나와 인연을 맺게 된 소중한 동료, 선, 후배들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반성한다.
나 역시 어릴 적 상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서른을 지나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앞으로도 흔들리고 넘어질 것이고, 불안해하고 자책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일어설 것이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꿋꿋이 나만의 레이스를 이어갈 것이다. 지금까지의 레이스를 통해 경험하고 배웠던 모든 것들이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양질의 자앙분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나중에 눈음 감는 순간 후회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아일랜드의 유명 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이번 서평을 마친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