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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도학습법
임현서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3월
평점 :
현재 구독자 12만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를 처음 접한 건 입사 면접 컨셉으로 진행했던 과거 한 방송을 통해서 였다. 대원외고
출신에 서울대학교 로스쿨 진학, 스타트업 CEO와
변호사를 겸하고 있으며 흔히 말하는 ‘천재’로 불리고
있는 사람이 책을 냈다고 하니 자연스레 호기심이 발동했다.
공부쪽에서는 소위 '넘사벽
스펙'을 자랑하는 저자의 학습법이라니.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절대 무공의 비법서 마냥 특별한 노하우나 스킬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독자들이 이런걸 기대할거라고 예상했는지, 이 책을 통해 적은 INPUT 대비
많은 OUTPUT을 얻길 희망하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서두에 아예 못을 박아 둔다.
‘이 책은 암기를
빨리하거나 높은 시험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궁극의 필살기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고. 그런 필살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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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 발전해오면서 몇몇 직업들이 사라졌고, 그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직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특히 IT, S/W 그리고 콘텐츠나 영상 미디어 관련 직업들이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이다. 이렇듯 시대를 거쳐 눈부신 변화들이 일어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공부가 필요한 사회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가 넘쳐날수록 더 빠른 시간
내에 양질의 정보를 선별적으로 골라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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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대학교의 학위를 취득한다는 것은 확실히 일정 수준 이상의 보상을 보장받는 듯하다. 개그맨 이윤석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대학에 꼭 갈 필요는 없다. 다만
대학교를 졸업한다는 것은 고속도로에 오르는 것과도 같아서 내가 원하는 길이 생기면 그때 조금 더 수월하게 그 길로 빠질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준다”라는 내용이었는데 듣는 순간 각인되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공부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은 아닐 테고, 따로 학습법이 필요 없는 천재도 아닐 것이다. 즉 ‘평균에 해당하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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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두 가지 핵심만 이해하면
사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모두 흡수한 셈이다.
첫째, 정신력으로
유혹을 이기려 하지 말고, 구조적 개선을 하라.
공부는 하기 싫은 게 당연하다. 강력한 동기부여에도 유효기간이 존재하며, 우리
주변에는 재밌는 것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러한 유혹에 맞서 싸우려 하지 마라. 유혹에 빠져 계획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의 느슨해진 정신상태를 책망하거나 스스로 실망하지
마라.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본래 인간은 유혹에 넘어가도록 설계되었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자.
대신 애초에 유혹의 요소를 없애는 방법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TV프로그램을 틀어 놓고선 이를 외면하고자
정신을 다잡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라. 몇 번은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이 방법보다는 TV가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구조적 개선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저자는 스마트폰의 유혹을 이기기 힘들면 2G폰
사용을 권장한다.
이처럼 공부를 위해선 정신상태를 세팅하기보다는 환경적인
요소들을 세팅하라고 강조한다.
둘째, 제목에서
말하는 위기주도학습법이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벼랑
끝 전술’, 바로 ‘배수의 진’을 치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동반되겠지만 납기가 있을 때 우리는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무엇이든간에 실패했을 때
본인이 손해 볼만한 환경을 세팅해 놓는 것이 집중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가장 효율적이다. 저자는
이 방법으로 수능을 앞두고 자산금융투자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고,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1~2주
사이에 달성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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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역시 뛰어난 유전자를 타고 났겠지’라는 마음을 한 켠에서
지울 수 없다. 심지어 인내하고 노력하는 성격 마저도 유전자의 영향이 80%이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주어진 삶에 순응하느라 내 한계치에도 닿아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타고난 유전자를 감안하더라도 후천적인
노력 여하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는 굉장히 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연아나 손흥민은 못
될지라도 각자 나름의 성취감을 느낄 정도의 잠재력은 우리 모두 가지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