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병 - 공감 중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나가이 요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마인드빌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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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공감병

지은이 : 나가이 요스케

옮긴이 : 박재현

출판사 : 마인드빌딩

분량 : 224

지금 세계는 공감 과잉에 빠져 있다.” – 우치다 다쓰루 - (세이카대학 객원교수)

저자는 분쟁을 막고 궁극적으론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소말리아 등지에서 테러단체에 가입되었다가 투항 또는 체포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에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이 책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감춰진 이면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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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예를 들어 과거에 사람들을 죽인 이력이 있는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이 사람이 테러단체에서 벗어나 사회의 구성원이 되길 희망한다면 사람들은 과연 받아들여 줄 것인가? 대부분은 쉽게 수긍하기 힘들 것이다그런데 여기서 그 테러리스트가 아직 골격도 채 완벽히 형성되지 않은 소년이라면 어떨까자의적으로 테러단체에 가입한 게 아니라 본인이 속한 지역의 특성상 협박에 의해 강제로 합류하게 된 것이라면 어떨까이 부분에 다다르면 사람들은 판단을 내리기 힘들어진다.

여기서 누군가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면 정보를 부분적으로 가려버릴 수도 있다. ‘공감이라는 지점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될 수 있다는 말이다실제로 여러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물건의 판매 혹은 이미지 구축의 목적으로 일명 ‘스텔스 마케팅이라고도 불리는 이른바 ‘공감 마케팅이라는 것을 펼친다.

이런 ‘공감 활용 전략은 정치적인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되는데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론 미국의 911테러 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미국의 국민 여론은 “전쟁은 절대 안된다라는 의견이 대다수였으나, 911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테러단체에 대한 분노가 들끓게 되면서 180도 뒤집어진 여론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바꿔 말하면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엎고 무력 진압이 가능했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미국 정부에서 정당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자 벌인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생겨나기도 했었다.

또 다른 예는 대선후보들간의 토론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질의응답을 하는 경우 상대방 후보에게 일부러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골라서 던지는데예를 들어 ‘동성애를 찬성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놓고 보자이건 ‘가불기(가드 불가능한 기술)’에 해당한다찬성 혹은 반대 중 선택하라고 흑백논리를 강요하면서 어느 쪽을 선택하든 특정 그룹의 표를 잃게 만드는 질문이다반대 입장을 표명하면 동성애자들의 지지를 잃게 될 테고 찬성을 하게 되면 종교집단의 지지를 잃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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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단일팀’. ‘단합’ 같은 단어들의 울타리 안에 감도는 훈훈한 기운은 기분 좋은 황홀감 마저 느끼게 만든다그러나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면그 울타리 너머로 수많은 사람이 보인다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이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도 적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공감 과잉시대에 살아가는 입장에서 ‘공감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의도한대로 사고를 유도당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고 항상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상은 상당 부분 이해하지 못한다이는 좋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그저 인간이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이해할 수 있다고 믿기에 오히려 대립하고 분단하는 이 시점에서 내가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일단 우리는 ‘타자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전제로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그와 동시에 어떻게 하면 타자와 원활히 공존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많은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공감해 달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그러나 공감의 숨겨진 이면에는 차별과 부정비난 등이 반드시 함께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하자특정한 집단만의 이익은 곧 다른 집단의 손해로 직결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은 ‘공감이라는 주제에 대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의 굳은 사고를 유연하게 확장시킬 수 있도록 신선한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인지적 공감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이성적으로 정확히 이해하려고 한다. 의식적으로 어느 정도 온-오프의 전환이 가능하다.

정동적 공감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자신의 것처럼 느낀다. ‘감정적 공감’이라고도 한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온-오프의 전환이 어렵다.

흑인 인권 운동 구호인 BLM(Black Lives Matter).
BLM이 한창일 때 그렇다면 백인은? 황인은? 이런 식으로 간다면 결국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다’라는 이야기로 귀결되기 때문에 대상이 점차 확대되면 처음 구호였던 BLM의 호소력은 사라진다.

전략적 대화의 네 가지 미시적 테크니
액티브 리스닝 - 상대를 인정하고 신뢰와 경의를 쌓는 동시에 상대의 감정과 그 배경을 파악한다.
루핑 – 상대가 말한 것을 되물어 자신이 이해한 것을 확인한다.
리프레이밍 – 상대의 말을 다른 형태로 말함으로써 좀 더 적극적인 형태로 만든다.
퀘스처닝 – 적절한 질의를 던짐으로써 대화나 해결법에 이르는 지름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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