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삽니다
장양숙 지음 / 파지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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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기억할 수 있는 나이가 채 되기도 전에 양숙씨는 교통사고로 그만 한 쪽 다리를 잃게 된다그녀가 어렸을 때장애라는 벽은 고작 그녀의 키만 했다그녀가 자라면서 세상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 벽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자라 점점 높아지고 단단해졌다마침내 그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그 벽은 하늘을 모두 덮어 그녀에게 볕이 들지 않을 만큼 높게 자라있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바로 장애를 겪는 것은 결코 본인 혼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한 사람이 장애를 겪으면 형제자매가 함께 아픔을 나누고 부모는 평생 죄책감과 괴로움에 시달리며 살아간다본인의 고통만큼이야 하겠냐만은 가족들 역시 절대 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상대방의 사정도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우리는 고작 한 사람의 인생만 경험해 볼 뿐이고세상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다양한 인생들이 존재하니 말이다.


어린아이지만 동정을 받는다는 게 얼마나 불쾌하고 서러웠는지 모른다. 제발 모른 척해 주기를, 그냥 지나쳐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를 아프게 한 모든 사람들은 나의 이웃이었고 친구였다. 하지만 나를 진정 아프게 한 것은 그들의 동정 섞인 배려였다. 그들은 모를 것이다. 장애인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죽어도 모를 것이다.

돌이켜 보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인격적인 대우는 포기해야 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고 냉담했다. 정당한 대접을 해달라고 요구하면, 돌아오는 것은 동정이나 성가셔 하는 기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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