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눈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43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구자언 옮김 / 더클래식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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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작품은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충분히 많은 평론가들의 평가를 받아왔고, 그 작품성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다. 그럼에도 일반인으로서, 작품 배경에 대한, 그리고 작가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어떠한 점에서는 이해하기 상당히 난해한 부분도 있다. 작가 헤밍웨이는 어떤 점에서는 친절하지 못한 작가이다. 자신이 아는 만큼 독자도 알 것이라 생각하고 충분히 서술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고 쓴 사실에 대해 옮긴이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나처럼 지극히 평범한 독자들은 아마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리라 여겨진다.

 

나와 생일이 같은(^^) 헤밍웨이는 1899년부터 1961년까지 살면서 20세기 초중반의 극심한 혼란과 대립을 경험한다. 1, 2차 세계대전과 경제 대공황, 냉전 등 많은 갈등과 대립과 혼란을 경험하면서 폭력과 고통, 그리고 죽음의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의 작품에 드러나는 허무함과 고통의 문제, 그리고 죽음은 바로 이러한 현실에서 인간이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한 그의 고민을 대변하고 있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사실 책보다는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도 눈보다는 자꾸 표범이 떠오르곤 했다. 킬리만자로의 눈이 무엇을 의미할까 궁금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무엇을 의도했을지 궁금하다.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 이유도 다소 어이없다.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묘사되는 고통과 심적 번민은 생생하다.

 

거장들의 문학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들의 묘사의 생생함이다. 책을 읽으면 상황이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질 것처럼 구체적이며 자세하게 묘사한다. 그러면서도 인생의 문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우리 삶의 본연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더불어 내재되어 있는 문제들을 겉으로 까발리는 힘이 바로 거장이 보여주는 차이가 아닌가 싶다.

 

5개의 단편이 실려 있고, 영문판이 함께 있는 이 책은 표지와 디자인이 세련되었다. 그래서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자극한다. 책 값이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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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
세실 앤드류스 지음, 강정임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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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이다.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라니, 뭔가 궁금하다. 혁명이라 하면 왠지 장엄하며 무거운 느낌이나 ‘유쾌한’이라는 형용사가 붙어 모순되어 보이기도 하다. 행복은 타인에게서 온다고 또 엉뚱해 보이는 부제도 뒤따른다.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이다. 이 책은 행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논의를 펼치는데, 제목에 이미 모든 키워드를 담고 있다.

 

저자는 행복을 구성하는 4가지 요소로 관계, 소명, 유희, 통제를 꼽는다. 제목에서는 다른 말로 이것들을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유쾌한’은 3번째 요소인 유희를 의미하며, ‘혁명을 작당’하는 것은 두 번째 요소인 소명을 담고 있고, ‘공동체’는 첫 번째 요소인 관계를, ‘가이드북’은 마지막 요소인 통제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내 나름의 해석이지만 말이다.

 

각각의 요소가 의미하는 바를 잠깐 더 살펴보면, 관계는 다른 사람과 맺는 사회적 관계를 의미한다. 소명은 꼭 직업이 아니더라도 의미있고 목적을 부여하는 일을 말하고, 유희는 일상 생활에서의 즐거움과 기쁨을 말하고, 통제는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능력과 기회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4가지 요소가 행복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전반적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소통을 위한 대화이다. 존 듀이의 “민주주의는 대화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인용하면서 관계 맺고 소통하는 방법으로써의 대화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공동체를 구성하여 협력하는 것이 장기적인 유익과 행복에 더 많이 기여한다고 말한다. 공동체를 구성하여 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터디 서클을 제안하며, 스터디 서클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까지 자세히 말하고 있다.

 

좋은 내용에 비해 책을 읽는 동안 다소 산만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저자의 독특한 문체인지, 아니면 번역상의 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장황하고 집중력 있지 않아서 좀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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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를 만져요 : 내 남자를 사로잡는 은밀한 섹스의 기술
현정 / 사막여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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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우리 인생에서 절반이라 말할 수 있을만큼 중요하다. 10대 시절 많은 시간과 에너지와 생각을 성과 관련된 일에 쏟아붓는다. 궁금해 죽겠고, 알고 싶고, 또 실제적으로 함께 있고 싶고 느끼고 싶은데, 현실에선 공부 이외의 것은 모두 금기시 되며, ‘대학 이후’로 보류된다. 이러한 사회 풍토에서 문제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영아낙태율과 미혼모 수를 높이는 높이는 주요 원인일 것이다. 각설하고, 성에 대해 여성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직도 쉽진 않아 보이는데 그런 점에서 대단하다 여겨진다. 남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고 평가해 보려니 쉽지 않다. 다만 한 가지 공감하는 것은 섹스는 일방의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양방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니 만큼 계속 대화를 하며 함께 보다 나은 즐거움을 찾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내 개인적인 입장은 이러한 노력이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부 사이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저자와는 상반되지만 말이다.

 

섹스에서 여자들이 즐거움을 얻지 못하고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자신이 잘 모르기도 하지만 상대에게 언제 어떻게 했을 때 자신이 짜릿한지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남자는 사정을 통한 1회적 오르가즘을 느끼지만 여성의 경우 섹스를 하는 동안 멀티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 남성이 이기적이라면 전희, 후희 다 무시하고 삽입 후 격렬한 피스톤 운동 후 사정하면 끝이다. 남성은 오르가즘을 느꼈을 테지만 여성은 달구어질 시간도 없다.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에서 대화가 시작된다. 상대를 배려하면서 사랑의 몸짓을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남성이 여성의 오르가즘을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나와 생각이 다르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또 거대한 사회담론으로 연결되어질 부분도 많다. 섹스는 인생의 큰 기쁨중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불안감 속에서 경험하고 책임과 후회로 만들기 보단 합법적이고 안정적이고 책임질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는 것은 어떨까 싶다. 특히, 혹시 이 책을 읽어보려는 남성들에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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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을 생각하다 - 인생에서 최선의 선택이 고작 교사인 이들을 향한 열정적인 옹호
테일러 말리 지음, 정여진 옮김 / 니들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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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한다. 누구나 자신의 일에 일정한 가치를 느끼며, 적든 많든 어느 정도 소명 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고작’이라는 평을 듣는다면 썩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의 직업이 고작 교사였던 사람들에게서 아이들이 대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냐는 어느 변호사에게 교사들을 대변하기 위해 저자는 <교사가 만드는 것(What teachers make)>라는 시를 써서 고작 교사들이 하는 일이 어떤 일이며 얼마나 중요한 지 보여준다.

 

교육은 국가의 百年之大計라 말하지만 정작 국가는 당장 눈 앞의 문제와 이익에 급급할 뿐이다. 현실의 경제 논리 앞에서 가장 먼저 철퇴를 맞는 것 중 하나가 교육 예산이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여전히 한 교실에 많은 학생들이 앉아서 수업을 하고 있어서 좀 더 개별적인 교육 서비스를 받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과거에 비해 개선이라 말할 수 있는 것도 투자와 관심의 증가인지,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 인구의 감소인지 따져볼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교사로서의 경험과 또 교사를 지지하며 격려하는 일을 하는 경험, 시인으로서의 경험 등을 토대로 교사와 교육에 대한 생각을 차분히 나눠준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라고 주장한다. 지식 이전에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자세, 이것이 교사가 진정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수학 공식, 역사적 사실 등은 우리가 실제 살아가면서 필요할 일은 거의 없으나 진짜 필요한 것은 성실함, 협동심, 적응력, 비판적 사고, 문제 해결 능력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만드는 것이라는 시를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면서 교사가 무엇을 하는지 설명하기도 하고, 교사들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학생들을 대하며 일해야 하는지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엇을 가르쳐야 할 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교사를 통해 결국 학생들은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준비되어 가는 것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하는데, 한 심리 실험을 통해 교사가 학생에게 거는 기대가 실제로 학생의 성적 향상에 효과를 미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교사가 만드는 것은 미래이다. 학생의 장래에 대한 작은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오늘 수고하는 것이다. 그것이 교사가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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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품격 - 북경대 인문 수업에서 배우는 인생 수양법 Art of Lving_인생의 기술 2
장샤오헝.한쿤 지음, 김락준 옮김 / 글담출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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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필요하다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전의 가치와 의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되고 살아남은 고전의 가치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것일 테다. 그 중에서도 인문 고전의 경우,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바로 품격 있는 삶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많은 인문 고전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나라의 최고 대학에서 100여 년 동안 행해진 인문학 강의의 정수를 뽑아 정리해 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북경대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중국에 대한 많은 이들의 인상은 후진적이며, 짝퉁이 많고, 저개발에서 개발도상국 사이 정도로 여기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저렴한 인건비(어쩌면 과도히 풍부한 노동력 때문일 수 있겠다) 때문에 짝퉁과 막되먹은 품질의 제품들을 생산하기도 했으나 엄청난 규모의 시장과 군사적, 정치적 영향력으로 세계 무대에서 미국에 대적할 유일한 나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위상을 갖추는 데 있어서 학문을 이끌어 가는 북경대의 역할이 중요했으리라 생각된다. 북경대는 학문 영역에서 있어서 만큼은 상당한 자유를 보장하며 다양한 관점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개방적이며 다양성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경쟁하면서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품격있는 삶을 위해 이 책에서는 가장 먼저 나를 돌아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타인을 살피며, 내 삶을 성찰하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도록 하며, 리더로서의 자질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이것을 예의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품격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것이 마치 예의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에 대해선 자기애, 겸손을, 타인에 대해선 배려와 다양성 존중을, 삶에 대해선 평등과 포용, 인내를, 마음은 긍정과 만족을, 리더의 품격에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다소 의외라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리더가 규칙에 구애받지 않을 때 인재가 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그 예로 북경대에서 약관을 갓 지난 젊은 인재를 강사로 초빙한 것을 예로 들고 있다. 이 말을 듣고 평범한 리더들이 규칙을 넘나든다면 질서마저 무너질 수 있는 위험한 주장일 수 있어 보인다. 규칙에 구애받지 않기 위해선 리더 스스로가 탁월함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기 분야에 대한 탁월함도 필요하고, 사람을 보는 탁월한 안목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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