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장마당 법치 - 북한을 바꾸는 法
이종태 지음 / 개마고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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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장마당법치 #이종태 #책스타그램

미친 반동세력이 북한 문제를 들고 전쟁 불사를 외치는 와중에 이런 건설적인 책을 읽는단 건 조금 힘빠지는 일이긴 하다. 이미 공장 설비들은 녹슬고 남한 사업가들은 좌절한 마당에 무슨 새삼스런 남북 경제협력 이야기란 말인가. 개인적으론 금강산관광이 막히던 시점에 첫눈맞으며 개성공단 출장을 용케 다녀왔던지라, 개성공단의 성과와 그 확대전략을 논하는 책은 다소 각별하기도 하다.

대전제부터 깔고 말해야 할 것 같다. 현실적으로 북한을 바람직하고도 통제가능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면 점진적인, 그렇지만 불가역적인 방향으로의 시장경제 확장을 유인하는 수 밖에 없다. 그게 꼭 통일이 아니어도, 평화 체제로 전환하면서 분단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도 이 대전제부터 합의하기가 난망하겠지만.

저자는 햇볕정책의 당위성과 한계에서부터 출발한다. 햇볕이 북한의 체계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어떻게 해야 그 변화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의 주제는 '법치'다. 외국자본의 이익을 형성, 보호하기 위해서 북한은 지금 사유재산과 사적 소유에 대한 개념과 법률적 뒷받침 작업이 진행중이란 사실을 다양한 근거와 증언을 통해 뒷받침한다.

게다가 북한 내에서 초기 자본가에 가까울 '쩐주'와 물류망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어쩌면 우린 북한의 사례를 빌어 그런 것들을 관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장주의자들의 강변과 달리 자유시장을 키워내는데 국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라거나, 이미 우리에겐 어떤 낯섦도 없는 '사적 소유'라는 개념이 현실에선 어떤 방식으로 확립되는지 등등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들.

물론 이 모든 건 북한을 둘러싼 이슈들이 건설적이고 평화적인 방향으로 해소될 때의 이야기. 그래서 여전히 막연하고 헛헛한 느낌은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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