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생연 - 열여덟 번째 봄
장아이링 지음, 홍민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반생연>에는 서로 엇갈린 사랑들이 담겨있다.

작품의 주축을 이루는 사랑은 단연 스쥔과 만전의 사랑이다. 거기에 수후이와 추이즈의 사랑이 가세하고 양념으로 만루(만전의 언니)에 대한 위진의 일편단심, 만전에 대한 훙차이의 욕망, 어리석은 바람둥이 팡이펑과 원시엔의 결혼 등이 있다.

많은 인물들이 양념으로 등장하지만 결국 스쥔과 만전의 사랑이 주축이다. 우리에게 아직까지 낯선 중국의 사회상을, 젊은이들의 사랑을 통해 엿보게 된다. 젊은 청춘 남녀인 스쥔과 만전의 사랑으로 작품은 단촐하게 시작한다. 단촐함은 곧 지루함으로 변하면서 시시하게 페이지를 넘겼다. 우리나라 1970년대 사랑 이야기를 시시하게 다룬 느낌으로 작품은 초반부를 가득 메운다. 처음에야 중국의 직장, 결혼관, 데이트 과정이 궁금하기야 했지만 그것만을 가지고 초반부를 읽기엔 분량도, 캐릭터도 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갑자기 만루의 계략으로 만루의 남편(중혼이니 기둥서방이 옳다.) 훙차이에게 만전이 순결을 잃고 게다가 만루의 집에 갇힌다. 스쥔은 때마침 만전과 싸운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만루의 계략으로 만전과의 완벽한 이별에 가슴 아파할 뿐 그녀를 구해낼 수 없다. 이때부터 <반생연>은 강한 몰입도를 보이며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엇갈린 사랑들의 결과를 내보인다.

 

사랑의 결실은 ‘결혼’일까?

그렇다면 스쥔과 만전, 수후이와 추이즈, 만루와 위진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고 팡이펑과 원시엔만이 진정한 사랑을 한 것이 된다. 사랑의 결실이란 결혼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사랑해도 결혼을 못 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진짜 사랑인지 알려면 지나보면 안다고 한다.

그렇다면 스쥔과 만전, 수후이와 추이즈, 만루와 위진은 사랑했을까?

여기에도 꼭 그렇다고 말하기가 애매모호하다. 오해로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것을 사랑이라고 결론짓기에는 우리네 삶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결국 우린 정답 없는 사랑을 논하고 있다. 작가가 보여주는 엇갈린 사랑도, 우리가 현실에서 하고 있는 사랑도 정답은 없으며 우리는 반생연에서 보여주는 그런 엇갈림도 오해도 있지 않기를 바라며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사랑을 지켜나가야 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