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도서를 만나다

만나게 될 거야 - 사진작가 고빈의 아름다운 시간으로의 초대
고빈 글.사진 / 담소 / 2012년 3월

수박 겉핥기식 여행도서가 아니다.

<만나게 될거야>는 작가가 오랫동안, 자주 방문하는 인도와 티베트에서의 일상과 색다른 경험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염소족 바카르왈 부족을 만나고 자아드 풍크를 알게 되는 것은 일반 여행자들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차멜리, 시봄, 닐가이(파란소) 등 작가가 만난 특별한 동물들과의 인연 역시 단기 여행이나 패키지여행에 익숙한 우리들이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게다가 개인 사진전을 열 만큼의 특별한 실력을 갖춘 고빈의 사진은 덤이고, 그 사진이 담긴 엽서는 특별한 선물이다.

이 책에 담긴 사진은 작가가 만난 사람과 동물들이 대부분이다. 그 배경으로 깔린 인도와 티베트의 자연경관은 입이 딱 벌어질 수준이겠지만 그보다 사람과 동물에 집중한 작가는 거대한 스케일보다 작은 것의 소중함을 볼 줄 아는 식견을 갖춘 듯하다.

자아드 풍크 풍속은 우리네 민간신앙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어린 아이나 기르던 가축이 아프면, 개울가에 돌맹이를 주워다가 쌀독에 넣고 매일 병이 낫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러다가 병이 진짜 나으면 쌀독에 담긴 신성한 쌀로 음식을 만들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준다. 작가가 자아드 풍크를 믿느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질문으로 답하는 그들을 보며 오히려 우리네보다 더 지혜로운 그들의 모습을 보게된다. 자연에 순응하며 그들의 삶보다 정신을 풍족하게 가꿀 줄 아는 것을 바라보며 작가가 느낀 것은 특별했으리라. 그렇기에 오랫동안 그 곳에 머물고, 그들과 자주 만나며 매번 다시금 가방을 챙기는 이유일 것이다.

밀레가. 만나게 될거야!

작가는 물 한 병 들고 나선 사막행에서 닐가이를 만나고 닐가이와 더불어 마을로 돌아왔다가, 신성한 동물 닐가이를 다시금 사막으로 인도한다. 그러나 문명의 쓰레기에 입맛을 다시는 닐가이는 도시 주변을 배회한다. 여행자로서 닐가이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없던 작가는 닐가이를 두고 떠나고, 시간이 흘러 다시금 돌아왔을 때는 닐가이는 보이지 않고 무성한 소문만 가득하다. 그러나 밀레가라고 했던가, 갑자기 그 앞에 나타난 닐가이는 여행자의 길을 선택한 고빈처럼 신성한 동물의 길을 밟고 성장하고 있으며 고빈과는 이제 다른 길을 걷는 다른 삶을 사는 존재다.

일반 여행도서와 다른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이런 작가의 남다른 여행 에피소드다. 남다른 기행을 떠나는 작가의 특별한 경로는 특별한 에피소드를 남기며 사람 냄새 나는, 인정 가득한 시선으로 삶을 이야기한다.

마치 작가와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이 아주 특별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든다.

이 책의 후속이 나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