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묶여있는 영혼들에게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 - 유년의 상처를 끌어안는 치유의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상처 입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손톱만큼의 상처도 입지 않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가족이든 친구든 마음 한 번 다쳐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더군다나 그런 상처를 어린 시절에 겪었다면 그 여파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슴 속 깊이 남아있다.
스타들의 자살.

그들의 어린 시절의 아픔은 어땠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네 어린 시절이 우리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것을 깨닫고 새롭게 우리 자신을 개발하고, 또한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는 데 있어서 얼마나 주의해야 하는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책은 우리의 어린 시절이 우리의 인생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고 한다. 불행한 어린 시절을 겪은 스타들을 소개하며, 그들의 삶은 모두 비극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현재의 삶의 원인이 모두 과거의 어린 시절이 좌우한다는 책의 전반부와 달리 중반부에는 비슷한 불행한 어린 시절을 겪었으면서도 성공적인 삶을 일궈낸 스타들을 소개하고, 또한 불행한 어린 시절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시작으로 대체경험과 긍정적인 사고, 그리고 재부팅 아닌 재부팅으로, 어린 시절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받아들이는 시도….

나이 드신 분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마음은 청춘인데, 몸만 늙은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그리고 대학교에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결혼을 하고 30대를 훌쩍 넘기면서 나 역시 마음보다 몸의 나이가 훨씬 빨리 나이 들어감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마음 너머 우리의 정신적 나이는 어떤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 소중한 경험을 이 책을 통해 하게 되었다. 지금 내 모습, 자꾸 못 고치는 나쁜 생각, 혹시나 내 어린 시절의 어떤 경험을 바탕으로 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이 모든 것이 결코 못 고치는, 절대적인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으면서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눈물과 더불어 자꾸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드는데, 그런 기분을 이제 재부팅해보려고 한다. 새로운 기억으로, 새로운 각인으로, 새롭게 내 생각을 바꿔보려 한다.

하루하루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겉모습과 달리 홀로 외로움과 슬픔에 빠져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이유 없이 자꾸 비관적인 사람들에게

…

그저 매일이 지옥인 사람들에게

이 책을 건네며 그들의 미래도, 현재도 그리고 과거도 결코 바꾸지 못하는 것이 아님을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에, 마음에 ‘희망’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