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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 안철수연구소 - 개정판
안철수연구소 사람들 지음 / 김영사 / 2010년 8월
평점 :
존경 받는 부자, 존경 받는 기업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보통 이상의 부를 거머쥔 사람이나 기업은 자신보다 힘(권력, 돈)이 없는 사람이나 기업을 밟고 지나가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현재까지 나의 생각이었다. 이것이 현실이기에 이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듯했다. 그런데 ‘별난 놈’이 나타났다.
“나, 이 회사 정년까지 다닌다. 아니, 가능하면 내 자식 잘 키워서 함께 근무하고 싶다. 퇴직하면 주차장 수위라도 할 거야.”
라고 사원들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곳, <안철수연구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 안철수 연구소,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사람은 안철수다.
미래가 보장된 길, 의대 교수직을 코 앞에 두고 아직 생소한 컴퓨터 백신 회사를 차리는 사람이 흔한가?
V3를 1000만 달러에 팔라는 글로벌 기업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사람이 어디 흔한가?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의 사정을 걱정하여 법의 틈새를 살짝 넘나드는 탈세 아닌 절세의 길을 제안한 사원에게 ‘이러지 말라며, 번만큼 세금 냅시다.’ 라고 타이르는 경영자가 어디 흔한가?
성공적인 기업으로 일궈낸 후 안정되었을 때 경영권을 포기하는 사람이 어디 흔한가?
안철수.
우리나라 교과서에 나오는 철수라는 이름 때문인가?
그는 바른 길로 경영하더래도 성공적인 기업을 일궈낼 수 있다는 표본을 만들려는 듯 그만의 길을 걸었다. 그 길을 함께 하는 안철수와 안철수 연구소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 전반에 흐른다.
사무실을 구할 형편도 되지 않아 집에서 시작했던 일부터 아직 생소했던 컴퓨터 바이러스가 나라 전체를 뒤흔들 때 안철수 연구소 사람들의 불꽃 튀기는 전쟁과 인재 양성, 회사의 성장 과정, 제 2의 성장 안철수의 퇴임과 안철수 연구소의 도약,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터 이야기, V3모바일 버전까지….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회사의 신화를 일궈낸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한국 시장을 지켜낸 자부심에 가슴이 울컥하고 그들의 노고어린 제품을 외면한 채 공짜인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나의 이기심에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거대 기업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면서도 한국에서 그랬듯이 언제나 정의와 도덕심은 물론 고객이 아닌 사람을 배려하는 안철수 연구소 사람들의 ‘정(情)’이 느껴지는 경영철학으로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미래의 안철수 연구소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