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의 나라 백성의 나라 - 하 - 봄꽃과 다투어 피지 마라
김용심 지음 / 보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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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들을 찾던 이야기가 사실은 북리 군왕부를 비롯, 나라를 팔아 적과 내통하던 첫 아들 북리현의 죄로 밝혀진 1권.

죄인의 신분이 되어 감옥에 갇힌 북리현은 오히려 소왕야의 신분이었을 때보다 훨씬 편안하게 느껴지고 전조와 의형제를 맺게 된다. 좌수백의 몸종 아령과 더불어 이정 선생까지 네 사람이 등장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느껴지는 것은 신분의 고하를 떠나 ‘정’으로 맺어진 이들의 관계가 부러워서일 것이다. 전조의 수사는 여기서 끝이 나는 듯 했으나 오히려 이것은 시작이었다. 북리현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그가 누군가를 반드시 보호하고자 하는 것!  

작품 <임금의 나라 백성의 나라>는 2005년에 이미 <천자의 나라>로 발간되었던 작품이다.
요즘 유행하는 팩션 소설처럼 역사 속 실존인물들(조정, 포청천등)이 등장하고, 역사 속 진실과 허구의 줄다리기를 하면서 작가의 상상력이 첨가되어 더 멋진 작품으로 태어났다.
북송의 진종 황제의 여섯 째 아들로 태어나 진종의 뒤를 이어 열 세 살의 나이에, 황제의 자리에 오른 조정은 십 여 년 유태후의 섭정을 받는다.

조정이 황위에 오른 기간은 41년.

그런 조정이 섭정이 끝나고 바로 선군의 면모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가 선군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섭정이 끝나고도 몇 년이 지나서였다. 여기에 작가는 그 틈에 조정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조정에게 진정한 황제의 길을 알려주는 전조와 북리현, 아령을 만나게 된다. 황제도 백성도 모두 하늘 아래 백성임을 일깨우며 진정한 천자로 우뚝 선 조정의 뒤에 어쩌면 이런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어떤 역사서에도 오르지 못할 이 이야기가 허구 아닌 진실이기를 기대하게 되는 독자의 심리. 그것은 바로 작가 김 용심의 멋진 필력과 더불어 뛰어난 구성에 있다.

바로 힘에 의해 좌우되는 강호에서 그 누구보다 강한 힘을 가졌던 남협 전조가 강호를 버리고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에서 황제 조정은 순간 답답함을 느껴지만 결국 생명을 존중하는 ‘전조다움’을 가슴으로 알게 된다. 황제가 내리는 비단보다 시장에서 선물 받은 작은 선물들을 더 외면 못하는 전조다움!

황제가 신하인 전조에게서 오히려 천자의 길을 익히게 된다. 이정 선생의 모습으로 전조와 우정을 나누며 그만큼 배신을 전조에게 떠 넘겼지만 결국 인피면구를 벗고 이정선생을 위해, 황제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온 몸을 다쳐 돌아온 전조에게 솔직함으로 다가선다. 그리고 신분을 벗어던지고 그들만의 우정을 나눈다.
한 편의 무협지와 남성들의 우정을 다룬 영화, 그리고 셜록홈즈의 추리물까지.
다양한 것을 알맞게 버무려 색다른 작품을 만들어낸 <임금의 나라 백성의 나라>는 빠른 스피드로 읽혀지며 세상에 이런 지도자를 갈망하는 우리에게 약수터에게 잠깐 쉬어가는 편안한 휴식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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