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광시곡 1
김주연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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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히는 속도감도 빠르고 내용도 군더더기 없이 만족스럽다 

 

소설의 시작은  

초등생 윤자람의 살인사건 발생, 

윤자람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는 대학교수,  유상이 용의자로 지목되어 

경찰서 조사실에서 취조받고 있다  

담당형사인 강형사가 용의자 유상을 단순무식, 반복적으로 취조하는 방식으로는

지적능력이 정상인보다 올라가 있어 오히려 비정상 범주에 드는 유상과 소통하지 못하게 되고 

유상은 이를 별로 개의치않으며 오히려 당당하게 프로파일러 전문가인 이채원과 면담요구.

 이채원이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채원은 유상과 별로 조우하고 싶지 않았으나 강형사의 요청에 응하게 된다

유상은 윤자람의 사건에 관련된 얘기를 하기보단  생뚱맞게도 채원이 잊고자 몸부림쳤던  

고통스러운 과거사, 남편과 딸을 화재 속에 불타 죽게 해야만 했던 얘기를 불쑥 꺼낸다 

왜일까? 

유상이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것은 우연인데, 

계획이라도 한것처럼 채원을 자신 앞으로 끌어들인 이유는 무엇인가?

채원은 그 기억의 고통에 실신하게 되고, 다시 운기조신하여 취조실에 나타났을 때는  

윤자람의 사건과 유상에 대한 새로운 동기와 의욕을 가지게 된다

  

1권이 끝나도록 사건의 범인에 대한 단서는 전혀 감잡을 수 없다. 유상에 대해서도. 

1권 마지막에 윤자람과 유사한 범행의 또 다른 시체가 발견되면서 끝나는데,  

이는 오히려 유상의 알리바이 입증해 주게 되고, 쩝~

그러면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1권에서는 전혀 단서를 잡을 수 없다

 

윤자람의 살인사건과 병행하여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두가지 더. 

이 세가지 이야기가 2권에서 어떻게 버무려지고 맞물릴지에 대한 기대에 벌써 엄청 흥분된다 

 

첫번째는 현재시점의 이야기로

신예 작곡자 서연과 마에스트로 형운의 이야기 ...드뎌 클래식과 관련된 훗훗~

서연의 첫 작품인 新환상교향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는 형운. 

서연이 원하는 방향의 연주가 아니자, 서연은 연주를 멈추게 하고 연습실에 다시 나타나지않는다 

이에 당황한 마에스트로 형운은 서연과의 접촉을 시도하지만 서연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영혼의 편지라는 형식으로  교향곡의 사연들, 

즉 현재에서 과거로 가면서 1악장->4악장으로 진행되는 자신의 인생얘기들을 들려 주려 한다  

1권에서는 1악장에 대한 얘기, 최근 이곡을 작곡하기 위해 2년동안  

영감이란 놈과 어떻게 싸웠는지, 자신이 어떻게 굴복하게 되었는지를. 

형운도 서연과 마찬가지로 과거 그러한 싸움이 있었고 실패했던 경험이 있었다

서연의 편지를 통해 

형운은 잊고 있었던 자신에 대해 되돌아 보며 예술가, 마에스트로로서 자성의 시간이 되어  

커다란 울림으로 감동을 받기에 이른다. 그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새벽 도시를 배회한다

이런 울림은 예술에 문외한인 나에게조차 가슴 먹먹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인간 존재간의 이러한 교감과 울림은 아마 인생에서 몇 번  없으리라 

형운은 강하고 웅장하게 표현했던 1악장이  

영감이란 놈에게 끌려 다니며 굴복할 수 밖에 없었던 여리디 여린 서연의 모습인지 깨닫게 된다 

2권에서 2악장과 3,4악장은 어떤 얘기들을 풀어 놓을 것이며, 형운과 나는 어떻게 반응 할 것인지 

기대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1970년대 과거인데 

최고의 피아니스트 자리에서 사고로 다섯번째 손가락을 잃게 되면서 

그 자리를  자신과 비교도 되지 않던 별볼일 없던 친구에게 빼앗기며, 인생이 불운해진 영애와  

이를 보상이라도 해 줄듯, 카톨릭재단 고아원에서 6살짜리 고아 천재 피아니스트 명우와의 만남.

결국 명우는 영애의 양자로서 불안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며 

명우는 영애에 의해 피아노 병기로 길러진다는...... 

명우는 유상의 과거 모습일까? 아니라면 명우는 현재의 누구의 모습으로 존재하는가?



서연,형운,유상,이채원,명우,영애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현재와 과거에 서로 얽혀있는가?

범인은 누구이며 왜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지?

세가지의 이야기가 어떻게 버무려지며 전개 될 것인지 2권이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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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2012-08-25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소설 <살인광시곡>의 작가 김주연입니다.책을 검색해 보다가 우연히 리뷰를 쓰신 것 보고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남기고 갑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 반가운 글이네요^^

coco 2012-10-09 14:08   좋아요 0 | URL
와우~ 제가 영광입니다, 작가님께서 직접 댓글을 주시구요,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줄거리만 요약해서 감동을 다 나누지 못해 좀 아쉽네요~클래식,추리,책을 좋아하는 저에게, 이 책은 이 세가지를 모두 보여 주고 있어서, 아마도 저와는 필연적인 책인듯합니다. 2권도 읽었는데 반전에 너무 충격이었답니다...그리고 엽기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사랑에 굶주리고 고단했던 명우의 삶에 맘이 너무 아파서 명우를 꼭 안아주고 싶었답니다,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계획은 없으신가요? 작가님 상당히 젊으시면서, 공연분야에서 일하고 계셔서, 전문작가를 지향하시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이 소설을 쓰시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실화를 소재로 하신 건 아니시지요? 현재 집필하고 계시거나 향후 출간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내 안의 깊은 계단
강석경 지음 / 창비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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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90년대의 삼십대가 어떤 정신적 방황과 사랑을 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여 있다는데.. 

내가 이 책을 처음 집어 든게 90년대가 끝나버린 2000년도에 나의 이십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우울한 소설인 듯 하지만 나에겐 너무나  사랑스럽고 낭만적인 네명의 주인공,  

맨발로 발굴작업을 하며 땅과의 교감을  통해 몇천년 전 시간을 건너뛰어 신석기인들의 체취를 몸으로 느끼는 낭만적인 고고학도 강주

강주의 애인이었다가 강주가 교통사고로 죽은 뒤 강주의 아이를 임신한 채 그의 사촌 강희와 결혼하게 되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진

독일에서 유학 후 귀국하여 연극연출하고 있는 강희(강주의 사촌, 자유분방게 생활하는 편이지만 독일여자친구 마리나의 표현에 의하면 자유주의자 같지만 사실은 가부장주의자인듯. 어머니가 정식부인 아니고 첩),  

은행원이었다가 지금은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소정(강희의 여동생, 현재 남편과 거의 별거상태),  

그들과는 10여년이 뒤쳐졌지만, 그들과 꼭 영혼의 쌍동이인양 그들의 울림이 마냥 내것인 것처럼 스며들며 침착되었다 

천년고도 경주, 고고학도들, 옛유적지발굴작업, 강주가 좋아하는 투탕카멘의 초상에 놓인 빛바랜 보라색 화환, 붉은 산당화 꽃가지, 카르멘, 하바네라.리스트의 사랑의꿈.드뷔시의 달빛.비틀즈 등 피아노 연주 등 클래식, 마그리트의 그림, 이집트 박물관의 네페르티티 흉상 등 슐리만이나 카터 등의 낭만적 발굴사, 베를린, 환도와 리스, 연극, 그리고 프랑스영화'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을 떠올리게하는 기혼자의 이발사에 대한 연예담.....등 이런 인문학적 껍질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충분했다.  

그리고 이듬해 2001년 나는 막 대구에 정착하려는 찰나, 환상적인 천년고도 경주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터라, 천년고도 경주라는 고고학 유적지 발굴작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강주처럼 저 혼자 깊어가는 강, 그 강에 뛰어 들어 자맥질하면서 은어도 건져 올리고 숭어도 건져올리지만 바닥을 볼 수는 없는, 다가가면 어느새 물러서는 산그림자 같은(23p), 그래서 가장 가까운 이진조차도 외롭게하는 그런 강을 우리는 각자 가지고 있지 않을까  

또한 우리의 가슴 속엔 남모르는 계단이 있고 삶의 껍질을 벗고 그 계단으로 내려간다면 본질을 만날수 있다고 하는데(310p).....아직 그 껍질을 벗지 못하고 버거워 껴안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 계단으로 내려가고자 이 책을 읽으며 도움을 청하는건지도.......그래서 우리 속엔 그 계단이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계속 상기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강석경 작가를 알게 되었고... 이 책이 너무나 크게 자리해서인지 

그녀의 전작들은 잘 읽혀지지가 않았다.('능으로 가는 길'은 사진이 좋아 자주 가방에 챙겨다닌다)

그러고도, 3-4년을 주기로 이 책을 다시 읽곤 했다  

 

2011년 다시금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아직 이 책을 다 끝내지 않은 느낌이랄까

이젠 인문학적 낭만의 향유만이 아닌 그들의 내면을 더 공감하며 조우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삼십대를 마무리하면서, 이제 그런 나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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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그레이트 어드벤처 6
허먼 멜빌 원작, 장 피에르 케를록 글, 올리비에 발레 그림 , 강희진 옮김 / 다섯수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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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또 언젠가 부터 모비딕에 집착하게 되었다  

"피쿼드호(PEQUOD), 에이하브 선장, 향유고래, 모비딕, 세이렌, 이스마엘.. 

(여긴 내용이 짧아서 안 나오지만)스타벅스.........." 

 

다섯수레에서 나온 이 책은 그림이 무척 매력적이다, 순간 나를 강하게 그림 속으로 빨아들인다  

올리비에 발레 그림이다

읽는 데는 고작 5분여 정도 밖에  안 걸렸지만 (퇴근직전 잠시 짬을 내어 들여다봤다) 

 

난 그새 피쿼드호에 승선했고, 우리는 몇날을 그 넓은 바다를 휘젓다가 결국 모비딕을 만났고  

겨우 살아 돌아온 주인공과 같은 입장이었다  

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린다...그 울림이 강하게 느껴진다 

너무나 매력적이다

 

나의 피쿼드호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  

나에게 지금과 미래의 강한 동기를 불어 넣어 준 모비딕은 어디에 있나?  

잠깐동안이지만 

 지금 내 인생이 별 목적 없이, 열정없이, 그냥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이 강한 울림과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 순간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여운을 오늘 잘 가져가서 내내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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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3일만에 읽는 뇌의 신비
야마모토 다이스케 지음, 박선무.고선윤 옮김 / 서울문화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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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뇌는 태내에서 이미 결정된다고 한다. 임신 4개월~7개월에 걸쳐서 결정된다 

태내에서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을 뒤집어 쓰는 뇌는 남자의 뇌가 되고,  

안드로겐에 노출되지 않은 뇌는 자동적으로 여자의 뇌가 된다 

유전적으로 남자일지라도 어떤 사연으로 안드로겐이 뇌에 작용을 하지 않으면 여자의 것이 된다 

이것은 그 후의 노력이나 어떤 외적 행위로도 바뀌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난 후 남자의 뇌에 여성 호르몬을 투입해도,  

반대로 여자의 뇌에 남성호르몬을 투입을 해도 뇌구조에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남자의 뇌로 태어난 남자는 죽을 때까지  남자의 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   

- 32p 칼럼 "재미있는 뇌잡학" 중에서 - 

 

그렇구나, 좀 실망이다. 여자는 여자, 남자는 남자.........변하지  않는다니............ 

요즘 나는 남자들에게 무척 실망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인데,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겠다 

그냥 마음을 접자, 요즘 내가 느끼는 의문에 너무나도 명쾌하게 한큐에 해결해 준 대목이다 

 

그리고, 짧은 짜투리가 이렇게 재미있는데 본문은 어떨지 기대하시라 쨔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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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
이인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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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새벽 차가운 대기 속으로 스며드는 안개의 포말처럼  

사유의 문장들도 가볍게 떠 다닌다  

내 영혼도 같은 무게를 견딘다 

나를 잡아 묶는 건 없이 새털처럼 가볍다  

그리고 청량하다

  

어느덧 사유가 끝나는 지점에서 두 발은 대지를 디디며  

내 몸의 무게가 느껴지면서 단단한 힘을 받는다, 다시금 현실이다

 

옆사람의 담배연기에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달아나버릴 것 같아 좀전의 사유의 문장을 다시금 되새겨 볼라치면 

모호하고 난해함만을 남긴채 여기 저기 흩어져 버린다

담배 연기가 대기에 스며들면서 니코틴 냄새만 코끝에 남긴채 사라지듯.

 

하지만 그 때의 새털같은 가벼움과 자유로움, 청량함의 감각을 기억하며  

나는 지금의 니코틴 냄새를 견뎌 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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