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
이인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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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새벽 차가운 대기 속으로 스며드는 안개의 포말처럼  

사유의 문장들도 가볍게 떠 다닌다  

내 영혼도 같은 무게를 견딘다 

나를 잡아 묶는 건 없이 새털처럼 가볍다  

그리고 청량하다

  

어느덧 사유가 끝나는 지점에서 두 발은 대지를 디디며  

내 몸의 무게가 느껴지면서 단단한 힘을 받는다, 다시금 현실이다

 

옆사람의 담배연기에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달아나버릴 것 같아 좀전의 사유의 문장을 다시금 되새겨 볼라치면 

모호하고 난해함만을 남긴채 여기 저기 흩어져 버린다

담배 연기가 대기에 스며들면서 니코틴 냄새만 코끝에 남긴채 사라지듯.

 

하지만 그 때의 새털같은 가벼움과 자유로움, 청량함의 감각을 기억하며  

나는 지금의 니코틴 냄새를 견뎌 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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