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와우~ 짧아서 금방 휙 읽고 만다 , 하지만 그 속에 있는 건더기는 묵직하다,  너무 급히 읽다가는 체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러한 짧음의 장점은 이 책의 나를 유혹하기 제 2요소이다, <옮긴이의 말> 또한 무려 18페이지까지 이어진다(110 페이지 중에 18페이지라면 와우, 거의 17%를 차지한다는 얘기다), 옮긴이의 말의 결론은 기막히게 뛰어난 작품이라는 것이다 

 

항상 프랑적인 어떤 것 하면 나는 유혹되어 왔다, 나는 아마도 그들의 정신적인 노예가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이다, 어쨌든 이 점이  이 책의 나를 유혹하기 제1요소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보르도에서 열린 모리스 파퐁의 재판으로 시작해서 끝나는 이야기이며, 이를 통해  양심의 문제, 역사 속 개인의 시련, 운명의 대전환 등을 생생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훌륭하며, 특히 마지막 장면은 두고 두고 잊을 수 없다고 옮긴이는 전한다

모리스 파퐁은 나치의 꼭두각시 정권이었던 비시 정권하에서 보르도 지역의 치안 부책임자였다. 그는 1942년에서 1944년까지 1590명의 유태인을 체포하여 죽음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보냈다.희생자 유족들의 고발로 1983년에 정식 기소되었다. 모리스 파퐁을 법정에 세우기까지 16년이 걸렸다고 한다. 비시 정권하에서 일했던 관리들의 수동적 행위를 단죄할 수 있느냐에 대한 쟁점이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5년 쟈크 시라크 대통령이 취임하여 유태인 강제수용소에 대한 프랑스의 국가적 책임을 처음으로 시인한 후에야 비로소 모리스 파퐁에 대한 응징이 본격화 되었다. 

나치의 반인륜적 범죄처벌에는 시효가 따로 없다는 프랑스 및 유럽국가들의 변치 않는 입장이  일제시대 친일인사들의 반민족행위나 위안부 등에 대한 일제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청산이 완전히 이루어 지지 않은 우리의 역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옮긴의 말에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 "우리의 처절한 정원에서 석류는 얼마나 애처로운가? < 아폴리네르 시집 '칼리그람' 중에서>" 

***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으며 광부였던  할아버지와 레지스탕스 요원이었으며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두 분은 나에게 공포에 대한 기억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습니다.또한 두 분은 역사의 흑백논리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나에게 독일어를 배우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베르나르 비키에게도 이 책을 바치고자 합니다 <처절한 정원의 작가 미셀 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