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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1 - 도둑까치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나오는이 : 오카다 도루(서른에 실직한 사내)
오카다 구미코(오카다 도루의 아내, 건강식품/자연식요리전문잡지편집사원)
와타야 노보루(구미코의 오빠)
가노 마루타(영매)
가노 구레타(가노 마루타의 동생)
가사하라 메이(골목 빈집에서 만난 휴학중인 소녀,가발회사알바를한다)
마미야 도쿠타로(오카다 부부에게 혼다 노인이 남긴 유품을 전해주러 오는 인물,
이걸 계기로 노몬한전투 얘기를 해주며 우물경험 등 과거와 연결해준다)
2.읽게 된 동기 : 20대때 너무나도 잼있게 읽었던 소설이었는데, 최근 하루키의 '1Q84'를 몇장 꺼적이다가 하루키가 변한건지 내가 변한건지, 예전 소설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3.그래, 하루키도 많이 변했다.시각적인 묘사는 여전하긴 한데, 1Q84에서는 명품이라든가 유명한 상품명에 집착하는거같다(40자평에서 "된장남~" 너무 기막힌 표현이다. 아마도 이건 우리의 현주소인지도 모른다.생수를 마셔도 브랜드가 있는걸마셔야 하는, 하루키도 우리와 같이 현시대를 살아가는지라 역시 다르지 않는 것 뿐일지 모른다)..............태엽감는새는 3장에 가서야 '페리에' 가 나왔다, 그러고는 대부분 묘사에 그치지 상품명을 그리 자주 들먹이진 않는다.........이 된장남의 분위기 때문에 나에게 1Q84가 좀 값싼느낌으로 다가오는 건 어찌할 수 없다..............
< 책 서두 작품해설 중에서 발췌 : 문학평론가 진형준 >
- "누군가를 알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진지하게 노력을 거듭하면 상대의 본질에 얼마만큼 가까이 갈 수 있을까? 우리들은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대에 관하여 그에게 정말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있는 것일까? "
- 오카다 주변에서는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는 비현실적인 일들이 잇달아 일어난다. 왜 비현실적인 사건들일까? 이소설의 앞.뒤의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서사적 공간이 아니라 마음의 공간이다.한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심리 드라마다. ....가시적이고 현실적인 사실만이 진실이라고 믿는 자는 결코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없으며, 남의 마음을 읽으려면 스스로를 비현실적인 상상의 공간에 두어야만 한다. 그 말을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오카다 도루'가 겪게 되는 비현실적 사건들, 그가 헤매는, 비현실적인 동시에 현실적인 공간은 인간의 마음의 공간에 다름아니며, 그 공간을 통과해야만 그는 구미코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 것이다. 남의 마음에 가닿는다는 것은 현실.비현실의 벽을 자유 자재로 넘나들며, 깊은 우물 속에서도 하늘을 나는 새 같은 존재가 됨을 의미한다.
< 1권 줄거리 >
주인공 오카다의 일상(현재 실직상태로 가사 전담중)이 소개되고, 아내 구미코의 고양이가 사라져 구미코의 간절한 부탁에 의해 동네 골목길로 다니며 고양이를 찾으러 다니다가 우연히 휴학중인 고딩소녀를 만나 "태엽감는새"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게되고, 주변의 빈 집의 말라버린 우물을 발견하기도한다, 구미코의 오빠의 소개로 마루타라는 신비한능력의 여인과 그녀의 동생 가루타를 만나게 되면서 물->우물에 대해 얘기하게된다. 그 가운데 구미코의 집안 얘기(구미코의 부모, 오빠)와 결혼전 구미코의 부모가 제의하여 만난 오카다 부부의 결합에 도움을 주었던 신내린 노인 "혼다"를 만나러 가서 혼다씨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등에 상당한 지면이 할애된다. 그리고 마루타의 동생 가루타를 통해 가루타와 마루타의 얘기를 길게 듣게 된다.
그러면서 중간 중간 오카다는 구미코에게 미처 말하지 못한 모호한 비밀이 한두가지 생기고......
11장 즈음엔 혼다씨의 죽음으로 그 유품을 전하러 마미야 도쿠타씨의 방문을 통해 마미야와 혼다씨의 노몬한전쟁에 앞서 있었던 작전에서의 둘의 인연, 그동안 한번도 얘기되지 않았던 길고도 처절한 이야기로 13장까지 이어져 드뎌 1권을 마친다.
편지한장을 찾아내기 위하여 몽고군인이 자행했던 야마모토의 전신가죽을 벗겨내는 끔찍한 장면을 눈 앞에서 목격해야 했던 고통스러운 기억과 그 외몽고 사막에 있는 깊은 우물에 나체로 버려졌고, 그의 인생이 아마도 그 우물 안에서 끝나버렸던 것이 아닌가, 하루 중 10초나 15초동안만 우물 바닥에 비쳐 들어오는 강렬한 빛 속에서 생명의 핵같은 것을 완전히 태워 버린 듯한 강렬하고도 신비한느낌이 들었다는, 일본에 돌아온 후 계속 빈 껍질처럼 살았다는.
마미야씨가 배달해 준 혼다씨의 유품상자는 여러겹의 종이로 싸여져 있었으며, 위스키 종류인 커티샥 상자였다. 하지만 상자는 텅텅 비어 있었다................................................................
참 담백하고 지루하지 않게 잘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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