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품절


잘 지은 책제목과 멋진 첫문장 ‘하늘은 하얗고 땅은 검었다.‘ 소설을 읽어가다 보면 소제목인 연도(1917년~1964년)를 따라 그 시절을 유영하는 느낌이다. 프롤로그 '사냥꾼(1917년)' 부분은 가슴이 웅장해진다. 짧은 에피소드지만 강렬하고 이 소설의 중요한 모티브다. 거친 야생의 강렬한 인상,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화되지 않은 순수함, 꿈틀거림, 오래 품고 있던 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십대 정호가 고아가 되어 서울로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일제강점기 기녀들의 삶이 소설의 중심이 되고 정호가 그들과 인연이 이어지면서 소설은 전개된다. 당시 기녀들이 독립자금 지원을 했었다는 점은 감동적이고 처음 알게된 사실이고 소설의 중요한 모티브로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래서인지 으례 일제시대 배경 소설의 고정된 소재를 벗어나서 신선하다. 개인적으로는 외가쪽과 인연이 있으신 향사 박귀희 명창(1921~1993)의 이야기(대통령은 물론 일본에도 여러차례 공연을 다니실 정도로 명성이 깊으셨고 후학양성을 위해 최초의 국악학교를 만드시는데 앞장 서셨고 돌아가실땐 전재산을 기부하셨다.)를 어머니로부터 자주 들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던 중에 읽어서인지 나에겐 더 호감가는 소설이다.

아쉬운 부분도 더러더러 있다. 외할아버지에게서 전해들은 독립운동 이야기를 태평양 건너 멀리 타국에서 일생을 살아온 작가가 외조부 대신 글로 풀어서인지, 외조부가 통과해오신 그 긴 그 시대들을 현재까지 한번에 풀어서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비약적인 부분들이 있어 긴장감이 풀어지고 이야기도 풀어지는 느낌이 있다.(별 한개 뺀 이유)

* 소설을 읽은 후 소감은 한참동안 내 속에서 숙성된 후 리뷰로 풀어낸다.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킨 음식덩어리 마냥 소화에 한참이 걸린 것처럼 시간이 오래 필요했다. 감동이 깊고 길었고 그 시절 역사에 대한 상흔과 아픔은 나에게도 깊숙히 생생하게 새겨진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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