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님입니다 Iam blind."라고 쓰인 팻말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그의발치에는 동전을 받을 깡통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거리를 지나는그누구도 그에게 동정을 베풀지 않았다. 그저 빠른 걸음으로 걸인 앞을스쳐갈 뿐이었다. 걸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옷자락이 차가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때 한 신사가 걸인 앞에 멈춰 섰다. 그 남자는 걸인의 목에 걸려있는 팻말을 빼더니 "나는 장님입니다." 대신 새로운 문구를 적어주었다. 그리곤 그 팻말을 다시 걸인의 목에 걸어주고 제 갈 길을 향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신사가 팻말의 문구를 쓰고 간 후 찬바람만 들락거리던 깡통에 동전이 채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걸인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뉴요커들이 팻말의 문구를 보더니 흔쾌히 적선을 하기 시작했다. 그 팻말의 글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
"봄은 곧 오는데, 저는 볼 수가 없답니다 spring is corning, But l can‘t seeit."
이 이야기 속 신사는 프랑스 시인 앙드레 부르통Andre Breton 이다. 부르통은 그저 걸인이 목에 걸고 있는 팻말 문구를 바꾸어주었을 뿐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같지만, 이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