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비밀 기지로 놀러 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7
구세 사나에 글.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아이들은 방학 때 무엇을 하고 지낼까? 학원에 숙제에 그나마 자투리 시간이 있으면 핸드폰 게임하기에 몰두해 정신이 없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골목문화가 있어서 동네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이런저런 게임을 하며 놀았던 것 같다.

 우리 비밀기지로 놀러와는 진짜 재미있는 여름방학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아마 개학하고 우리반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무척이나 이 아이들을 부러워 할 것 같다.

 핸드폰 게임을 하는 이유는 할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놀거리, 볼거리가 넘처날 것 만 같은 지금의 세대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놀줄 모른다.

 비밀기지를 만든 두 아이는 거북이에게 흠뻑 빠졌다. 이름까지 새겨 놓고 거북이와 함께 할 비밀기지를 만든다. 오하시 형은 '나'에게 자연과 노는 법을 알려준다. 개천가에서 깡통에 그곳에 사는 생물들을 만나는 법을, 우리들 만의 의미있는 거북이에게 꼬북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법도 알려준다. 허름한 비밀기지에 누워있는 두 아이의 얼굴은 세상을 다 가진 얼굴이다. 비밀기지를 자세히 보면 없는 것이 없다. 거북이 집, 들풀을 꺾어 만든 화병(그 속에 무당벌래도 산다), 예쁜 조약돌, 거북이 놀이터를 만든다. 거기다 꼬북이를 위한 맞춤형 벽화 까지!

 이곳은 완벽히 두 사람만의 공간이다. 그 속에서 상상하고 모험을 한다.

처음에는 거북이 등에 형의 이름만 새겼지만 나의 이름도 새겨준다. 둘 만의 거북이가 된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금새 알아버린다. 이 거북이는 둘 만의 거북이가 아니라 자연 속의 거북이 인것을 ..비온 뒤 거북이가 사라지고 꼬북이를 찾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그리고 결국 거북이를 찾게 되지만

더이상 기지로 데려오지 않는다. 서서히 지워지는 이름을 바라보며 슬퍼하지만 더 큰 의미를 찾게 된 것이다.

자연은 아이들에게 넉넉한 배움을 아낌없이 준다. 생명을 사랑하고 제자리로 돌려보낼 줄 아는 마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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