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폴 비룡소의 그림동화 189
센우 글.그림 / 비룡소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유명한 그림책 작가들이 환경에 관한 책을 출간하였다. 존 버닝햄의 지구는 내가 지킬 거야,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이건 꿈일 뿐이야등 그림책 거장들이 환경을 소재로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두 권의 책 모두 환경이 오염되어 가는 지구의 모습에 무심한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그들은 판타지 세계를 통해 심각한 환경 문제를 깨닫고 새로운 시각을 가진 후 다시 현실세계에 돌아온다. 이러한 구조로 작가는 아동 독자들에게 환경 문제의 실태와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하지만 위의 두 권과는 다른 구조로서 환경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는 우리나라 그림책이 있다. 바로 센우 작가의 첫 그림책 안녕, 이다. 남극 세종 기지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한가지의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며 교훈성 보다는 감동에 더 비중을 두었다.

 

안녕, 남극 기지의 요리사 이언과 남극 펭귄 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 어느 한 곳에 버려진 펭귄 알로부터 시작한다. 아직 살아 있을 지도 모르는 펭귄 알들을 부화시키기 위해 쓰레기를 주워서 덮어주는 폴을 보고 남극 기지 대원들도 힘을 합치게 된다. 결국 그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알 부화시키기에 성공한다.

이 책이 주는 특별함은 환경 문제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결 과정의 모습도 보여 준다는 것이다. 아동 독자들은 알이 성공적으로 부화하는 모습을 통해 희열감을 느끼게 하고, 그것은 나아가 자신들도 폴을 위해 무언가 하게끔 하는 동기로 이어지게 한다.

폴이 펭귄 알을 위해 덮어준 쓰레기는 결코 고마운 쓰레기가 아니다. 그들의 삶에 침투해 온 사람들이 남극의 질서를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다. 한 쪽 면을 깨진 알들이 가득 채우고 있는 장면은 긴 설명 없이도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독자들에게 구체적인 글을 통해 안내받지 않지만 그림을 통해 상황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형식적인 기법에서 역시 다양한 시도가 엿보인다. 전체적인 구성은 입체와 반 입체가 어우러진 꼴라주를 사용하였다. 주인공 펭귄 은 평면 얼굴에 털옷을 입히고 빨간 입체 목도리를 두른 모습이다. 장면 장면마다 입체 일러스트를 사용해 마치 영화 세트장을 연상하게 하듯 생생하게 현장을 전달한다. 텍스트의 다양한 변화도 주목할 만 하다. 글자의 색, 크기, 배열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글과 그림의 의미에 따라 변화 한다. 글자를 이미지에 형상화하여 글자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사진을 촬영하여 제작한 그림에 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출렁거리는 파도 위에 넘실되는 글자를 배열하게 되는 것이나 크게 소리 났을 법한 글자의 크기는 크게 표현 하였고, 따뜻한 느낌의 단어에는 붉은 계열의 색으로 표현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글이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된다.

앞 면지의 눈 내리는 쓸쓸한 남극모습은 뒷면지에 눈이 그친 따뜻한 남극의 모습으로 이어지며 대치된다. ‘결자해지’, 곧 매듭을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로부터 시작된 이 안타까운 이야기는 결국 우리를 통해 다시 행복한 결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녕, 은 이탈리아에서 RED MUFFLER로 앞서 출간되었다. ‘이 두른 빨간 목도리는 사람들이 건네는 미안함의 표현이자 고마움의 선물이다. 작가는 한 편의 이야기를 통해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작은 울림을 주고 있다. 책 어디에도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독자가 가슴으로 깨닫고 작은 결심이라도 할 수 있게 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지금도 남극 어디엔가 살고 있을 펭귄 을 위험하게 두지 말라는 메시지를 잔잔하게 건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