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요술 부엌 마음 잇는 아이 24
김성운 지음, 녹시 그림 / 마음이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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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근무를 하는 아빠와 함께 사는 양동이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을 자야하는 때도 있다. 혼자 먹는 밥은 급식카드로 끼니를 해결하는데 눈치를 주는 돈가스 가게 주인 때문에 그마저도 편치 않다. '냠냠 카드 환영'이라는 한 가게의 전단지를 받고, 홀린듯 그곳을 찾아간다. 다정한 할머니의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 한그릇을 먹고 그날 밤은 깨지 않고 잘 자는 행운도 얻었다.

돈도 받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내어주는 할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에 할머니의 부탁 한가지를 들어주기로 한다. 그건 바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다. 양동이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 마음의 병을 얻었는지 책을 읽을 수 없는 현상이 생겼다. 책을 펼치면 글자가 뒤죽박죽 되어 읽을 수 없는 난독증 같은 것이다. 그러나 고마운 할머니에 대한 보답을 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벌레 짝꿍 '안희지'의 도움을 받아 책을 무사히 읽게 된다.

사실 할머니는 '조왕신'이다. 우리나라 부엌신 '조왕신'이 이곳으로 내려와 따뜻한 한끼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사랑이 되어준다. 엄마의 부재로 마음이 아픈 동이에게도 , 부모님의 보살핌 없이 외로움을 달래는 희지에게도 조왕신의 따뜻한 한끼는 음식 이상의 역할을 한다. 두 아이의 상처에 반창고가 되어준다.

"요녀석들에겐 자기 앞을 헤쳐 나가는 힘이 있거든. 그 힘을 한번 믿어 봐야지."(p69)

동이와 희지가 서로를 의지하며 일어설 힘이 생기자 다른 아이들을 도우러 떠난다. 두 사람이 어떻게 앞길을 헤쳐갈 수 있을지 지혜를 음식과 함께 주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모여 따뜻한 밥한끼가 더욱 필요한 요즘이다. 빠르고 편리하게 음식이 집앞으로 배달되어 온다. 너무나 손쉽게 갖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동이가 깨달은 사실 "요리 솜씨는 중요한게 아니야, 함께 먹을 사람만 있다면.." (p82) 이처럼 따뜻한 한끼의 밥을 다정한 가족과 먹으며 자라도록 신경쓰면 좋겠다. 단순한 집밥이 아니다. 그건 사랑이고, 일어설 힘이다.

조왕신의 기도에 '밥 굶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속앓이 하지 말고' 라는 말이 있다. 뜨끈한 밥한끼가 고픈 아이들에게 조왕신같은 어른들이 곁에서 지켜주어야 한다. 김성운 작가님의 이번 작품 <할머니의 요술 부엌>을 읽으면 아프고 외로운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할머니에게 위로를 받아 읽는 독자들도 같이 행복해졌을 것이다.

#마음이음 #할머니의요술부엌 #김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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