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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털한 아롱이 ㅣ 그림책이 참 좋아 72
문명예 지음 / 책읽는곰 / 2020년 10월
평점 :
'털털한'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아롱이의 성격이 털털한 줄 알았는데 진짜로 털털털털털- 털이 많은 아롱이었다. 면지에서 가을 끝무렵 덜덜 떨고 있는 새들의 추위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반려견이 있는 집은 잘 알겠지만 털은 어마무시하다. 특히 털갈이를 하는 시즌이 되면 털과의 전쟁이다. 눈 똥그란 아롱이의 소개는 '털'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롱이는 털이 엄청 많고, 또 엄청 빠져" 털집이 되자 새들도 찾아오고 토끼, 코끼리, 펭귄, 여우 곰 부터 털이 없는 뱀까지 다들 몰려온다. 그들은 아롱이를 왕으로 추대하고 기쁜 나머지 털들을 더 뿌리게 되어서 모두 털춤을 추는 신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런 기쁨의 시간도 잠시... 그렇게 뿌려졌던 털들은 엄마의 무지막지한 청소에 끝나버지고 엎드려서 상상하던 아이도 아롱이도 무참히 당하고 만다.
그야말로 상상의 나래를 실컷 펼치면서 한판 깔깔깔 웃을 수 있는 유쾌한 그림책이다. 털로 인해 스트레스가 아니라 털로 인해 재미를 느끼는 건 역시 어린이의 상상 주머니밖에 없다. 그 상상 주머니를 두드려주는 문명애 작가님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