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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 오드리 추리는 코끝에서부터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35
정은숙 지음, 이주희 그림 / 사계절 / 2020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은숙 작가님은 '사건 추리'소설을 어린이 청소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쓰시는 분이시다. 어른인 독자도 이렇게 푹 빠지게 쓰시니 책을 권하면 아이들 역시 "선생님, 너무 재밌어요!" 이 이야기가 나온다.
전작 '용기 없는 일주일'은 인물 마다 피해자와의 관계를 읽어내며 추리했고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는 역사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영서를 중심으로 나타냈다면 이번 '오드리'는 사람보다 관찰력 뛰어나고 마음 따뜻한 명견을 중심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오드리가 가진 캐릭터는 3가지 사건에 더 빠져들게 한다. 표지에서 부터 똘똘함이 뭍어 나오는 오드리! 자신의 이름도 자기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가지기 위해 표현을 하고, 스쳐지나가는 사람의 냄새와 생김새를 통해 사건의 단서를 찾기도 한다. 또 오드리에게는 준이라는 떠돌이개 친구가 있어서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거기다 주인 범이 어깨넘어로 한글도 깨우쳤으니! 오드리에게 빠져들 수 밖에- 이처럼 작품 전체에서 '오드리'가 주는 강렬한 인상은 이 작품을 더 사랑받게 하는 요인이 된다.
작품은 '추리 동화'라는 사건과 범인을 찾는 구조 속에서도 소외된 이웃이나 우리 사회의 문제를 비추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명현이 이야기를 통해서도 게임기를 훔쳐간 사건 뒤에 명현이의 가질 수 없는 형편이 느껴진다. (물론 훔친 것이 정당화 되지는 않는다) '미안해'라는 쪽지와 함께 돌려주는 용기도 아이만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길고양이 학대 사건은 요즘 문제가 되는 실제 사건을 생각나게 한다. 어떤 이유로든 생명을 함부로 죽이고 괴롭히는 것은 나쁘다. 그런 이들이 작품 속에서 나마 명탐견과 소정이(캣맘)에게 응징을 당하니 속이 다 시원해진다.
뛰어난 후각을 가진 오드리가 앞으로도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게 사건을 해결해 주기를! 우리 사회에 진짜로 존재하는 명탐견 말고 명탐정 경찰, 검찰들도 오드리 처럼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고 약자들이 고통받지 않게 탕탕 해결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