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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ㅣ 그림책봄 13
다비드 칼리 지음,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바람숲아이 옮김 / 봄개울 / 2020년 10월
평점 :
그림책 환상의 콤비 '다비드 칼리'와 '세바스티앙 무랭'의 새로운 그림책, '나의 집'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그것도 이것 저곳 더 나은 곳을 향해서 방황했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마음을 공감해 주는 작품이다. 앞표지에 모든것이 담겨있다. 가방을 메고 큰 스케치북을 든 한 남자. 이 남자는 저 멀리 바다에서 태어나 도시로 더 큰 도시로 , 무인도로, 세계 곳곳으로 다닌다. 왜냐하면 진짜 '나의 집'을 찾기 위해서다. 어느 한 곳도 오랫동안 '나의 집'이라 생각하고 지내지 못한다. 남자가 원하는 '나의 집'은 무엇을 의미할까?
나도 한때 여행자의 삶을 살았었다. 그것이 숙명이라 생각했다. 현재 내가 있는 이 자리는 잠시 견디는 곳이고 나의 진짜 집은 길 위에 있고 그 곳을 누비는 내가 진짜라 생각했다. 현실에 오랜 시간 살고 있는 나의 집은 나의 집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주인공처럼 어느곳도 '나의 집'이 될 수 없었다. 그것은 '집'의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돌고돌고 돌아 맨 처음 벗어나고싶었던 바닷가 집으로 간다.
"그래서 이곳이 진짜 나의 집일까?/ 글쎄, 그건 나도 모르지" 하며 저 멀리 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는 노란 사나이는 바로 내 모습이었다.
여기 지금 이곳이 제일 편안하고 아늑한 곳이 되기 위해서 나는 많은 곳을 다녔지만 아직 주인공처럼 현재 진행중이라는 슬픈 사실이다. 진짜 '나의 집'은 넓고 커다랗고 멋진 집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편안하고 따뜻한 그런 곳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