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 김현진 연작소설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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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설문조사 결과를 읽었다. 시간 여행을 하여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가장 해 주고 싶으냐는 것이었다. 짧은 문장 하나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해다. 엄마, 결혼하지마. 나를 낳지 않아도 되니까, 결혼하지 말고 엄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245. 작가의 말



작가의 말에 나온 설문조사처럼 나도 내가 태어나지 않아도 되니까 엄마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많이 생각했다. 이미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 내가 없어도 괜찮으니 우리 엄마가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살지 않기를 바랬다. (그러나 이미 살아버렸다.) 언젠가 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우리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너를 낳고 행복하니까. 그래서 괴로운 상황도 다 참을 수 있었어."

소설 뒤의 에필로그와 작가의 말까지 다 읽고 나서, 내가 소설을 통해 느낀 감정이 불편함이었구나 .. 깨달았다.

읽는 동안 불편했다. 왜냐면 완벽한 허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정아, 정은이, 영진이, 정화, 은정, 수연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의 문제는 우리의 엄마의 문제였고 이제는 내가 가르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문제가 될 수 있도 있다는걸 안다.

'여자'이기 때문에 더 비참하게 느껴졌을까? 그녀들은 모두 무언가에 결핍되어 있었고,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랑'이라고 다가온 상대와의 관계에서 평등하지 못했다. 평등하지 못한 관계는 삐걱거리고 결과로 비참한 결말을 맞는다. 그렇게 소설은 끝난다. 그러나 나는 뒤에 덜 한 이야기에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다.

세상에 모든 정아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해피엔딩을 맞기는 힘들다. 가정이 학교가 지역사회가 나라가 법이. 그들을 낭떠러지로 밀리지 않게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지 말길)


어느 설문조사 결과를 읽었다. 시간 여행을 하여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가장 해 주고 싶으냐는 것이었다. 짧은 문장 하나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해다. 엄마, 결혼하지마. 나를 낳지 않아도 되니까, 결혼하지 말고 엄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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