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시간이 지워져요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질 바움 지음, 바루 그림, 김영신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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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마음이 아프다. 할아버지의 시간이 지워진다는건..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뜻도 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기에 읽기 전부터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읽었다.

왼쪽 면은 글을 , 오른쪽 면은 그림의 서사가 진행되는데

'우리 할아버지의 시간이 지워진다'라는 글이 계속해서 반복해서 나온다.

그런데 그 글씨가 점점 지워져 .. 결국 '우'만 남더니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한 장씩 넘길 때 마다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서 아프다.


면 오른쪽 그림의 알 수없는 선들이 점점 더 살아나서 결국 선명한 할아버지의 얼굴이 나타난다.

할아버지의 시간은 사라지지만 할아버지의 존재는 '나' 안에서 점점 더 선명하게 기억되는 것을 보여준다.



표지에 할아버지와 아이가 있다.

할아버지는 시간이 지워지면서 몸도 흐려진다.

마지막 장에 한 아이가 있다.

할아버지는 없지만 '할아버지는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 할아버지도 그렇다. 돌아가신지 20년지 지났지만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선명하게 살아계신다. 나를 사랑해주시던 그 마음도 내가 할아버지를 잃었을 때의 그 슬픔도 고스란히 내 안에 살아있다. 그렇지만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담담하게 인정하려 해도 아직은 너무나 어렵다. 죽음에 관한 그림책이 참 많다. 문학작품으로서는 죽음을 이해하고 삶의 반대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게 다가오는 죽음은 너무나 가혹하고 아프다.

우리에게 시간은 한정되어있다. 우리 엄마 아빠의 시간도 지워지고 있고 내 아이는 시간을 쌓아간다.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 그림책 속의 선명한 이야기를 기억하자.

'사랑한다는 말에는 마법이 있으니까. 한번 들으면 절대로 잊지 못하는 마법.

사랑한다는 말은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또렷하게 남는다는 걸

할아버지가 알려주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할아버지. 그곳에서 잘 지내시나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우리 할아버지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할아버지는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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