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 인생만화에서 끌어올린 직장인 생존철학 35가지
김봉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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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신 분의 직장 이력에 비해 나의 이력은 고작 한 줄이라 이 책을 읽고' 공감했다'고 해도 될까 망설여진다. 같은 직장 14년차. 소위 말하는 철밥통이 10개 직장을 거쳐온 작가님의 삶을 100퍼센트 이해하기는 힘들것이다. 많은 것들의 환경이 다를테니까.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난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지, '직장인'이라고는 많이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직장인'라는 단어조차도 내게는 낯설었다. 읽는 내내 '직장인'으로서 내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 내가 직장에서 겪었던 갈등들과 나는 어떤 동료였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과거 회상을 많이 했는지 모른다.

에세이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제목'이었다. 제목부터 소제목까지 글을쓰고 잡지를 만드는 분이라 당연히 글을 잘쓰시기도 하지만 소제목이 특별했다. '계란으로 회사라는 바위를 칠 때 필요한 것', '가면은 언제쓰고, 언제 벗어야 하는가' '누군가가 됐어 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등등 제목부터 공감 100프로 아닌가!

작가가 겪은 회사의 이야기가 우리나라 회사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비슷한 구조로 흘러간다면 나의 경우는 '안정적이다'라는 면에서 감사해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세이 속에 나오는 일들이 학교라고는 없지는 않다. 왕따, 차별, 꼰대, 라인, 억지, 배신 등등 .. 좀 더 피하기 쉬운 구조이고 이직이 아닌 전근이라는 카드가 있어서 좀 더 잘 흘러가게 보일지도 모른다.

나의 고집은 항상 나를, 그리고 거대한 바위들과의 관계를 힘들게 했다. 조용하게 튀지 않고 살고 싶다고 말하지만 내 개성이 강하고 내 신념(아집)이 분명하여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참 많이 부딪혔다. 나의 성격적인 많은 부분이 '직장'생활에 참 불필요한 것을 많이 가지고 힘들게 산다는 걸 ..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나마 10년이 지나면서 많이 둥글어진거다.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건, 힘 없는 내가 '불평'을 쏟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겠다 싶었다.

'안정적이다'라는 장점을 무기삼아 불합리한 구조(과연 지금 생각하면 그런 구조였나?) 에 과감히 그만 두기도 하고 '건방진게 아닐까' 고민하면서 덜덜떨며 할말도 했었는데. 또 남들과 다르게 어떤 부분에는 정말로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일들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도 해서 "튀어나온 손가락"이라던지 "이 곳 정서에 맞지 않다." 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내가 그닥 편하고 만만한 이미지는 아닌데도 지난 13년동안 겪었던 직장으로서의 학교는 남들이 잘 겪지 않은 일들도 참 많았다. 하지만 금세 잘 잊어버려서 지난 일들은 이제 추억담으로 밖에 남아있지 않다.

"직장을 직장으로 생각해! 그 곳에서 친구를 얻으려고 하니 문제다" 했던 동료의 말이 생각이 났다. 그러나 그 말을 알면서도 나는 일터에서 친구를 사귀려고 하고, 정을 느끼고 싶어하기에 직장인으로서 잘 안하는 실수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반면에 평생 함께 할 친구를 직장에서 얻기도 했다. 미움과 갈등을 얻은 만큼 사랑과 우정을 얻는다.

작가님은 멋진 직장인이셨다. 내가 실제로 겪었으면 울고 불고 대성통곡하며 구덩이를 파고 들어갔을텐데 . 작가님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도 하고, 부당한 일을 이야기하며, 무언가를 얻기 위해 협상하는 모습들이 에세이에 많이 담겨 있었다. '나도 이런 선배가 되고 싶다!'

"젊어서 그런 탓도 있다. 내가 판단하기에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들어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화가 많았던 이유는 세상에 불만이 많아서였고, 나 자신의 열등감 때문이었다.

그러다 사회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면서 화를 거의 내지 않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나에게 너무 조바심을 내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기다리거나 일단 지켜보자는 편으로 변해갔다. 바로 규정하지 않고, 바로 감정을 표시하거나 쌓아두지 않고 관찰하면서 정보를 많이 모으고 그것을 통해서 차차 판단하는 것."

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p122

이 구절이 제일 와 닿았다. 경력이 쌓이면서 좀 더 '여유있는' 직장인의 모습으로 살게 되겠지. 인간은 잘 바뀌지 못하니까 'my way'인 부분을 완전히 버릴 순 없겠지만 다른 사람과의 갈등에서 좀 더 친절하고 단호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얻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조율하고 타협할 수 있는..자꾸만 '분노'하지 않는. (이러면서 오늘도 참 많이 감정을 드러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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