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준비 사전 사춘기 사전
박성우 지음, 애슝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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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래전에 사춘기를 겪었고, 가끔씩은 지금도 겪는것 같은 나와 매일 보는 우리반 사춘기 녀석들이 마구 생각나는 책.

'사춘기'는 호르몬 때문일 수도 있고, 보호 받기만 하던 존재에서 독립하려는 '나' 사이의 복잡한 마음으로 생기게 되는 시기다. 6학년 아이들은 사춘기를 혹독하게 겪고 있다. 교사로서 한 발 떨어져서 그 모습을 보면 어떤 날에는 정말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어떤 날에는 이해가 되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자신의 마음도 어쩔 줄 몰라서 화를 내고 울고 분노하고 짜증부르고 귀찮아 하는 너희들.

'사춘기 준비 사전'은 그런 6학년 아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옮겨서 사전으로 만들어놓았다. 챕터별 제목이 눈에 확 띈다. '억울할지 몰라, 귀찮을지 몰라, 궁금할지 몰라, 방황할지 몰라, 외로울지 몰라, 너무 힘들지 몰라' 에서 조금씩 시간이 지나 극복하게 되면 '하지만 다를 수도 있어, 정말 좋을지도 몰라'로 성장하게 된다.

단어 마다 지난 10년 넘게 겪었던 반 아이들 얼굴이 하나씩 떠올랐다.

말끝마다 억울함이 가득해, 변명을 늘어놓던 00이<변명하다>

작은 사소한 일에도 욕이 튀어나오고 온몸으로 화를 분출하는 00이<욱하다>

재미있는 활동을 앞에 두고도 의욕 제로인 00이 <건성건성>

이성에 관심이 생겨 수업시간에도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쓰다 걸렸던 00이 <상상하다>

꽃처럼 피어난 여드름에 신경이 쓰여 자꾸만 앞머리로 마스크로 가리고 다니는 00이 <울긋불긋>

좀 혼냈더니 주먹을 지고 부들부들 00이 <반항하다>

모든 단어마다 스쳐가던 얼굴들이 그리워지는 때, 그 때는 나도 사춘기처럼 그 아이들과 선생님인지 친구인지 모르게 엉켜서 싸우고 그랬었는데.. 그런 아이들이 다 나쁜 것도 아니고 그냥 한 때라도 생각하면 이제는 모든 것이 웃음이 난다. 10년쯤 지나서 그 땐 그랬지 하고 이야기 하니 "제가 언제 그랬어요?"하며 한껏 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춘기 아이들은 때론 의리있고, 때로는 같이 서로 눈물지으며, 날카로워 보이지만 상처가 가득한 아이일 뿐이다. 어른들도 아예 대놓고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공감해 준다면 혹독한 사춘기도 슬기롭게 잘 이겨내지 않을까?

나를 얽매이게 한 건 결국 나였다는 생각이 들 때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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