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조연희 지음, 원은희 그림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평점 :

‘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작가가 이 도서를 쓴 것에 대해 박수를 드리고 싶다.
60년대에 서울 판자촌에 살던 시절 지독했던 가난을 겪은 이야기, 그때의 가족 이야기. 출판사 책 소개를 읽고 내 어릴 적 상황 같아서 나는 이 책에 관심이 갔다.
다른 포스팅에도 몇번 쓴적이 있지만 나는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판자촌에서 살며 철거민 생활을 했었다. 동요를 부를 나이에 투쟁가를 불렀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이며 더 디테일한 이야기는 난 못 하겠다. 그런데 작가는 그 가난 이야기에 가족 이야기까지 덧붙여 글을 썼다. 가족에 대한 애증과 사랑도 보이지만, 파친코에 빠진 아버지와 담배 피우는 언니 등 어떤 시선으로 보면 공개하기 힘든 이야기로 보이는데 그것을 글로 쓴다는 흠.. 무슨 마음이 드는지 표현하기는 어렵다. 60년대 가난시절 배경을 글로 읽으며 80년대와 다를 바 없어 과거의 서울은 참 발전이 없었다는 것도 느껴진다.
대부분 자살하기 전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는다는데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신발을 훔쳐 오기도 한다는데. 신데렐라가 유리구두 한 짝으로 인생이 바뀐 것처럼 신발에는 어쩌면 주술적인 기능이 있는지도 모른다. 혹 엄마도 신는 신발을 바꾸면 신데렐라처럼 삶이 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 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p.58
내가 뽑은 이 도서의 명언이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우리 엄마의 신발이 떠올랐고 마음이 아팠다. 내가 신다가 버린 낡은 아디다스 벨크로 운동화, 그 신발이 엄마가 자주 신는 신발이다. 버리라고 버리라고 해도 ‘발만 편하면 됐지 뭐’ 하며 안 버리신다. 내일은 내가 몰래 갖다 버려야겠다. 판자촌 가난 시절 용역깡패들 마주했던 우리 엄마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가난의 이야기가 책 한 권을 차지하는 건 아니었다. 60년대 70년대 시절에 겪은 이야기, 그 시절에만 겪는 이야기. 가난의 내용이 아니어도 글은 무거웠다. 우울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그렇다. 보통 남의 경험담은 지루하기 마련인데 에세이 식으로 쓴 글이라 지루하지 않다. ‘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이 도서는 호불호가 강할 것으로 보인다. 표현하기 어려운데 묘하다고나 할까? 마지막 느낌이 그렇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