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1
로버트 하일브로너. 레스터 서로우 지음, 조윤수 옮김 / 부키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 1998년에 나온 이 책의 원래 이름은 ‘Economics explained’이다. 그 내용의 대부분은 1994년 3판 그대로인데, 단지 당시 주된 관심사였던 세계화와 양극화의 진행과 미국시각에서의 우려를 담은 내용이 4판에 덧붙여져진 것을 이번에 번역하면서 ‘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라는 이름을 붙였다. 시사성이 중시되는 요즘 상황에 이런 ‘평범한’ 책이 상품성이 있을까하는 우려에서 그랬겠지만, ‘보통사람을 위한 경제길라잡이’ 정도의 이름이 적당했으리라 생각된다. 그것이 또 저자가 책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고.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처음 부분에서는 아담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즈라는 경제사의 세 기둥을 그들에 대한 일화를 곁들여 소개하며 경제학을 보는 서로 다른 관점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지는 거시경제 부분에서는 경제의 성장과 침체가 어떻게 생기게 되는지를 가계에 비유하며 이해시키고, 그 다음 미시경제 부분에서는 가격형성 과정과 시장체제 또 정부의 역할에 대해 설명이 이어진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거대기업의 출현에 따른 필연적 세계화와 구소련 몰락 후 가속되는 소득의 양극화에 따르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에 대한 저자의 우려내용을 다루는데, 저자들의 주장 그대로 현학적인 표현이나 난해한 설명 또 복잡한 통계인용을 철저히 피하고 아주 평범한 일상용어들로 경제 흐름의 기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고 내용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소비 진작으로 불황을 타개할 수는 있는 것인지, 정부의 개입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 소득불균형이 확대되는 현상의 근본원인은 무엇인지, 어떤 주장을 펼치기 전에는 반드시 그 주장을 이해시키는데 필요한 사전지식을 충분한 설명으로 제공한다.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의 극단적으로 상반된 견해도 일단은 있는 그대로 전해주고 그 다음에 거기에 대한 보충견해를 밝혀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이 유지되도록 도와준다. 최근에 손에 잡았던 책들이 대개의 경우 오늘날 세계가 겪고 있는 금융위기의 원인진단과 그 처방에 초점을 맞추어 어쩌면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을 담은 책들이어서 그랬는지 다시 한 번 경제의 근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 이 책이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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