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바람
예예 지음 / 오잇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예 작가님의 신간 『하얀 바람』을 읽었다. 작가님은 내가 책장에서 자주 꺼내 읽는 『너에게 배운 예를 들면 고구마를 대하는 자세』와 『글멍』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책 역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하얀 바람』은 페이지마다 뭉게와의 추억과 그리움이 수채화 물감으로 번져 그려진 그림책이다. 그림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뭉게를 향한 사랑의 온도가 따뜻하게 전해진다.

특히 책 속에는 광진교에서 뭉게와 함께 보낸 추억이 담겨 있는데, 작가님은 기억 속 뭉게의 모습을 더듬어 풍경을 한 폭의 아름다운 색채로 펼쳐낸다.

광진교 벤치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던 뭉게. 뭉게의 털을 스치는 바람, 까만 코를 벌름거리며 세상을 향해 나아가던 귀여운 모습. 그 모습은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려오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낸 뭉게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은 세상 곳곳을 스쳐 지나가고, 그 바람 속에 세상의 모든 순간이 담겨 있다는 것. 그렇게 바람이 실어 나른 냄새로 세상을 읽으며 보이지 않는 너머의 아름다움을 느끼던 뭉게. 작가님도 뭉게처럼 스치는 바람 속에서 지난 뭉게와의 추억의 조각들을 마주하고, 사랑하는 존재와 완전히 이별한 것이 아님을 생각한다. 그 마음이 조용하고도 깊게 나를 울린다.

사랑하는 강아지와의 이별은 아프고 시린 그리움으로만 남는 것이 아님을, 작가님처럼, 하얀 바람처럼 오히려 세상을 온통 사랑으로 가득 채워갈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운다. 그러니 나도 한번 바람을 느끼며 상상해 봐야겠다. 보고 싶은 나의 소중한 춥춥이와의 추억들이 바람에 실려 매일 나를 감싸준다고. 그렇게 생각해 보니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려인의 하루
김영글.안희제.정우열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반려인의 하루』를 꼭 읽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내게 깊은 위안을 주는 건 아픈 결말을 알면서도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책 소개 문장이 마음을 움직였다. 펫로스를 겪은 지 10개월. 멈추지 않는 슬픔에 신통한 묘약이 이 책 안에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나는 강아지만을 돌봐봤지만, 반려의 관계에는 공통점이 많아서인지 고양이와 식물, 그리고 강아지의 이야기에 모두 공감할 수 있었다. 문장을 따라 지난 날을 추억하기도 하고, 새로운 깨달음도 얻기도 하며 글자들을 마음에 꾹꾹 눌러 담으며 슬픔을 어루만지듯 읽었다.

『반려인의 하루』를 읽는 동안 소중하고 그리운 기억들이 곁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내가 사랑해서 돌보던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나의 소중한 존재가 어느 순간 결국 나를 돌보고 있었다는 사실. 우린 일방적으로 돌보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돌보며 함께했다는 사실. 지금은 과거가 되어버린 지난 반려인이었던 하루들이 떠오른다.

세 작가님 모두 이별,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10개월 전부턴 내 삶 곁에는 언제나 죽음이 있다. 그래서 글이 더 와닿을 수 있었다. 반려의 삶은 사랑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깊어지는 사랑과 동시에 훌쩍 다가오는 이별을 감지하는 아픈 마음도 반려인의 하루다. 그럼에도 사랑과 책임 그리고 이별까지 동시에 안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반려의 삶. 그 삶이 얼마나 특별하고 풍요로운 것이었는지. 예쁘게 빛나는 하루하루가 그 시간 속에 있었다는 것을 되새겨보았다. 위로가 된다.

김영글 작가님의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고양이를 내 삶에 들인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과 고양이의 시간이 잠시 겹쳐졌을 뿐이라는 사실" 그래서 일 분, 일 초, 모든 찰나가 값지고 아깝다는 말도. 짧은 시간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과 사랑을 나누던 반려의 시간은 관계를 넘어 삶이었다. 짧았지만 소중했던 반려의 시간들. 이별 후 우리의 관계는 형태만 변했지 여전히 닿아있다고 느낀다. 곁에 있을 때처럼 여전히 내 마음을 움직이니까.

반려견을 돌보았기에 그리고 이별까지.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대가 컸던 정우열 작가님의 희망찬 문장은 외워야한다. '해피엔딩은 우리가 우리의 반려동식물로부터 배운 무언가를 품고 집 밖으로 나와 그것을 뿌리고 나눌 때 결국 행복의 총량이 늘어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게 아닐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앞으로 걸음을 내디딜 때 가슴속에 시린 바람이 좀 불긴 하지만, 세상일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반려인 여러분'

내 소중한 강아지의 사랑을 기억하며, 나도 행복의 총량이 늘어나는 그 길에 동참해보고 싶다. 슬프지만 빛나는 것을 마음에 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싶다. 반려인의 하루였던 삶을 이어나가 전처럼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따뜻한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반려인의하루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_서평단

#좋은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니아, 평등에 미친 시대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내가 살고 있는 행성, 지구다.

다만 우리가 아는 현실과 닮아 있으면서도

조금 비껴난 평행우주의 지구를 그린다.

그곳에서는 2011년, '정신평등주의'라는 운동이 시작된다.

소수의 타고난 지능과 우월함만이 찬미받던 과거를 청산하고,

모든 사람의 지능은 평등하다는 믿음을 지키려는 세상이다.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을 만든다는 명분 아래서.

이 운동은 손바닥을 뒤집듯 가볍고, 놀라울 만큼 단기간에

미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

사람들은 평등이라는 아름답고 보기 좋은 말을 따라

이 운동에 동화되거나,

혹은 동의하는 척하며 침묵한다.

그 사회에서 누군가의 탁월함은

결코 돋보여서는 안 된다.

모두의 재능이 평등해야 하는 세상에서

뛰어남은 타인에게 열등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능은 미덕이 아니라 죄가 되고,

누군가가 열등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우월함 자체를 제거한다.

모두가 같아야 한다.

뛰어나지 말아야 한다.

앞서 나가서도 안 된다.

그러니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

이게 평등이라고 믿는 세상.

그리고 서서히 평등이라는 허울 좋은 말 뒤에 숨어 있는

억압과 폭력. 그리고 역차별을 서서히 드러낸다.

말도 안되는 평등의 논리가 읽는 내내 기가 차고,

때로는 웃기기까지 하다.

하지만 라이오넬 슈라이버 작가님은 진지하다.

이 운동이 미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과정을 놀라울 만큼 세밀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내가 사는 지구에 정신평등주의가 일어난다면

정말 직접 마주할 법한 디테일들.

이렇게 바이든과 트럼프를 먹이는 스킬.. 인상적이다.

나는 지금, 안전하게 소설 밖에 서 있는 독자다.

그래서 이 세계를 남의 일처럼,

조금은 쉽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서

비슷한 운동이 시작된다면,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것을 지지하고 따른다면

나는 과연 집단지성에서 한 발짝 물러나

스스로 사고할 수 있을까.

나도 쉽게 바이러스처럼 감염되고 말지 않을까.

그럴듯한 말과 선한 명분에 감염되어

아무 의심 없이 동화되고 말지는 않을까.

소설을 다 읽고 돌아보니

곧 파이아키아에 나올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괜히 들었고,

인류의 역사를 꿰뚫을 만큼 심오하며, 마냥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었다.

이 세상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기에, 어떤 부분에서는 이미 일어나기도 하고.

그러니 경계심을 가져야겠다.

경계심을 내려놓으면 이 소설은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리의 꿈 - 우리의 꿈은, 서로의 곁에 있는 것
원동민 지음 / 멀리깊이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스타툰으로 즐겨보던 또리 이야기가

『또리의 꿈』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또리와 함께하는 사랑스러운 일상들.

나와 춥춥이의 하루처럼

미소와 행복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이야기들이다.

"또리, 춥이랑 완전 똑같아. 우리도 이러잖아."

닮은 순간들을 발견하며

공감의 기쁨으로 바라보던 그림들이다.

또리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 더 행복해지고,

우리 강아지가 한층 더 사랑스러워진다.

이렇게 귀여운 또리와 가족의 이야기를

이제는 핸드폰 화면이 아닌

책으로도 만날 수 있다.

또리의 이야기지만,

반려견과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내게 우리 강아지와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들을 꺼내주는 보물상자다.

그래서 동생에게 『또리의 꿈』 한 권을 선물했다.

우리는 아직 춥이가 필요하니까.

또리의 그림 속에서 춥춥이를 느낄 수 있으니까.

2025년 8월,

나의 춥춥이는 강아지별로 여행을 떠났고,

그리고 또리도 강아지별로 여행을 갔다.

또리가 떠난 후

작가님은 눈물과 그리움 속에서

또리의 그림을 올리셨다.

강아지별에 있는 또리의 그림을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어서 올라오는 그림들 속에서

또리는 강아지 별에서

멋지고,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많은 위로를 받는다.

또리의 꿈 2권을 기대하며,

오늘도 내일도 매일

또리의 이야기를 기다릴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 페이지 인문학 - 하루 5분이면 충분한 실천 인문학
김익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익한 교수의 [원 페이지 인문학]은 ‘생각하는 습관’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과정을 안내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문학은 지식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인문학적 사유가 가능한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관점이다.

365일 매일 한 페이지씩 읽으며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내면의 깊이를 확장해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특히 12개의 챕터로 나누어진 주제들은 작은 태도 하나가 결국 삶의 방향성을 바꾼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아름다운 태도, 관계, 세상 읽기, 기록의 습관 등 자기계발에서 다루는 여러 삶의 지혜가 농축된 작가의 인문학적 독서 결과물을 경험할 수 있고, '나를 위한 오늘의 질문'에 답해보며 사유하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2주 동안 실천하며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생각의 폭이 실제로 넓어졌다는 체감이다.

처음에는 짧게 적고 지나가던 오늘의 질문에 대한 답이 점점 길어졌고, 스스로를 다시 해석하게 만드는 사유의 시간이 깊어졌다.

작가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비교하면서 생겨난 후회와 반성, 그리고 다음을 향한 다짐은 자연스럽게 글감이 되었고, 일상을 기록하는 행위의 본질적 즐거움을 새롭게 느끼게 됐다.



이 책이 선물하는 네 가지(나만의 시선,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 주체적인 삶, 그리고 지금을 사는 지혜)는 단지 문장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짧고 밀도 높은 한 페이지 안에 인문학이 삶의 기술이 될 수 있음을 잘 담아낸 책이다.



#도서협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