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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30만부 기념 거울 에디션)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평점 :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스스로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믿고 있을수록 차별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으면 모든 사람이 그리고 내가 차별주의자라는 걸 깨닫게 된다. 예외는 없다. 재미있는 건 차별주의자라는 단어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못난 모습을 먼저 떠올렸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은 차별주의적인 마음이 내 안에서 잘도 움직이고 있었다.
책을 읽고 나니 나만 아는 내 머릿속 안의 작은 생각들이 조심스러워진다. 나의 생각을 점검하며 좋은 사람이 되어보려고 최소한의 발버둥을 쳐본다. 그러다 내가 하는 생각들에 놀랐다. 의식하지 않던 일상의 자잘한 차별들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른다. 무수히 흘러가는 생각들은 오로지 나 하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뿐이었구나 싶다. 내가 차별주의자라는 생각이 들자 부끄러워지다가 다시금 깨닫는다. 나는 나에게도 차별을 하고 있다는 것. 내가 선량한도 아닌 처량한 차별주의자같이 느껴졌다.
처량한 차별주의자도 아니고, 선량한 '척'하는 차별주의자도 아니고, 진정한 선량한 마음으로 선택을 하는 차별주의자가 되고 싶다. 사실 이 바램에는 선량이라는 목적보다는 '나도 차별받고 싶지 않으니깐', '세상이 좋아져야 내가 좋아지니깐' 그런 나 하나를 위한 이유가 더 크지만. 모순덩어리 같은 마음이어도 어쨌든 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책에선 민주주의의 사회의 핵심은 "다원주의, 관용, 넓은 마음"이라고 했는데 내 이기적인 마음에도 이 세 가지가 함께 스며든 선택을 해보고 싶다.
차별은 개인이 느끼고 인식해야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관심을 가지면 보이지 않던 다양한 차별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나로부터 출발한 생각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때론 내가 아닌 것에서부터 생각을 끌어오려는 이타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 내 몸 안에 있는 내 정신은 대부분 이기적이고 비겁하기도 한 나약한 마음뿐이지만 평등이라는 이상을 위해 때론 용기 있는 선택도 자주 할 수 있는 선량한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나의 선택이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 같은 것이더라도 평등에 가까워지도록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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