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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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더구나 사춘기, 반항기이기도 하다. 일본인 아들이 프랑스에서 성인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높다. 나 같이 힘없는 속 빈 강정 아빠가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친척도 형제도 없는 이곳 파리에서 불안한 일이 훨씬 많았다. 솔직히 말해야겠다. 난 불안하다. 큰소리로 외치고 싶다. "불안해 죽겠다!"고. (p.34)

냉정과 열정사이(Blu)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에세이, "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는 프랑스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하지만 아들이 9살 때부터는 단둘이서 지내게 된다. 그 이후로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3,000일이라는 시간을 한 지붕 아래 함께 보내며 일상을 기록한 이야기가 "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이다.

츠지 히토나리가 엄마의 몫까지 채워주려 노력하는 모습과 무뚝뚝한 아들이 뚝심 있게 자라는 이야기들이 잔잔하지만 예쁘고 감동적이다. 그리고 아들과 대화에서 "부글부글" 화를 참는 모습은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이 난다. 부글부글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나올 때마다 웃음 버튼. 많이 웃었다. 나도 우리 부모님께 부글부글 딸이었겠지.

나는 이곳저곳 전근을 다녀야 했던 부모를 따라 일본 전역을 전전해야 했다. 그런 나로서는 태어난 고향에서 자란 아들이 부럽다. 아들에게는 소꿉친구가 많다. 걔들도 다 여기 파리에 살고 있다. 아들의 재산은 파리인 거다. (p.309)

일본에서 자란 일본인 아버지와 프랑스에서 자란 일본인 외형의 프랑스 아들이기에, 각자의 다른 삶은 생각의 위치를 다르게 놓아둔다. 그 차이에 티격하면서도 아들과 아빠가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에세이였다. 가장 좋았던 것, 츠지 히토나리는 요리를 잘한다.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요리를 할 줄 알면 삶이 두 배로 즐거워진다는 츠지 히토나리의 말이 참 멋지다. 그래서 다양한 요리가 배우고 싶어졌다. 식탁에 맛있는 요리를 채우는 날들을 가득 모으고 싶어진다. "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을 읽으며 평범하지만 예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 같다. 정말 따뜻한 에세이였다.

그게 인생이잖아요. C'est la vie. (p.338)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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